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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사회적 대화' 약속한 국회…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 '불씨'

기사등록 : 2022-03-0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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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입 자제하더니…대선 앞두고 노동계 손 든 여당
'본사 대화' 챙긴 노조, 대선 어떤 결과 나와도 '이익'
선거 이후 파업 재개 명분 챙겨…갈등 여전히 지속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65일 만에 극적으로 파업을 종료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가 파업을 접은 이유로 민주당이 사회적 합의기구를 재소집하기로 약속한 점을 들고 있어서다.

대선이 일주일 남은 상황에서 지켜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발언인 만큼 대선 결과를 빌미로 노조가 파업을 재개할 가능성도 커졌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와 진성준 을지로위원회 위원장과 장경태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 택배노조 농성장을 찾아 간담회를 진행했다. 2022.02.28 filter@newspim.com [사진제공=택배노조]

◆ '사회적 대화 재개' 조건부 파업 종료…대선 일주일 앞둔 민주당 극적 제안

3일 업계 등에 택배노조와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는 전날 극적으로 합의문 작성에 합의했다. 파업을 즉시 종료하고 부속합의서를 올 상반기까지 재논의한다는 게 골자다.

다만 노조와 연합회의 합의는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가 파업을 종료한 핵심 이유로 민주당이 사회적 대화 재개를 약속한 점을 꼽고 있어서다. 사회적 대화 재개를 전제로 파업을 푼 만큼 다시 파업에 나설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유성욱 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본부장은 이날 합의에 대해 "대리점과의 관계에서 계약서상 존재했던 부속합의서 문제에 대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사회적 합의기구를 재소집해 이행 점검과 택배요금 인상분 사용처 등을 확인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쪽에서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민주당이 대선을 일주일 남기고 사회적 대화 재개를 약속했다는 것이다. 2020년부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민생연석회의를 통해 택배문제에 관여했던 민주당이 대선을 눈앞에 두고 사회적 대화를 다시 구성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고심 끝에 노동계 손을 들어주는 모습을 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8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농성장을 찾아 "사회적 합의기구에 참여했던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이견이 있는 사안에 대해 추가 사회적 대화를 할 것을 요청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파업이 이어지면서 국회와 업계 전방위에서 압박이 상당했던 것으로 안다"며 "개입을 자제하던 국회가 결국 대선을 앞두고 극적인 모양새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25일 CJ대한통운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2022.02.25 filter@newspim.com

◆ 본사 대화·파업 재개 명분 둘 다 얻은 노조…대선 어떤 결과 나와도 '이득'

노조 입장에서는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손해보지 않는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이 승리하면 사회적 대화 재개의 형식을 빌려 노조가 요구했던 본사와 대화의 길이 열릴 가능성이 커진다. 만약 야당이 이기더라도 여당이 약속했던 사회적 대화를 시작하라는 명분으로 파업을 재개할 수 있다.

대리점연합회는 이날 합의에 대해 "민주당을 이용해 연합회와 원청을 압박하는 방식, 또 다시 원청을 끌어들이는 택배노조의 행태와 함께 노사 간의 문제임에도 택배노조의 출구를 마련하기 위해 추가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을지로위원회에도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본사 역시 노조와의 대화는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대선에서 야당의 승리로 결론나면 갈등이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도 커진다. 단체교섭 상대방이 누구인지 법적 다툼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본사가 노조와의 대화에 더욱 민감한 상황이어서다.

CJ대한통운은 "대리점연합회와 택배노조가 대화를 통해 결론을 낸 데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파업 중 발생한 불법점거와 폭력행위는 결코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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