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투표소가 2층에 있는 탓에 투표를 할 수가 없습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1동에 투표장을 미리 보러 온 정성주 광주 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울분을 토했다.
정 소장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곳에 투표장을 만들어 놓은 것은 장애인들은 투표하지 마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며 "기어서 계단 올라가라는 것인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연히 누려야 할 투표권 조차 박탈 당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1동 행정복지센터 2층에 투표소가 마련돼 있다. 이 투표소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어 장애인들이 물리적으로 투표를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03.03 kh10890@newspim.com |
이어 "지난달 광주 광산구 월곡1동 행정복지센터도 투표소가 2층에 있어서 문제 제기를 하니까 그제서야 1층으로 투표소를 옮겼는데 그런 일이 있었으면 당연히 다른 투표소도 확인을 해봐야 됐어야 했는데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광주시 선관위가 장애인의 투표소에 대한 차별에 대해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광주시 선관위와 통화에서 "월곡1동 행정복지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투표소에는 장애인들이 투표하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답변 했지만 뉴스핌 취재 결과 광주 사전 투표소 6곳, 선거일 투표소 4곳이 장애인이 투표소에 접근이 불가능 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표가 불가능한 투표소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행정복지센터 2층 또는 지하 등에 설치됐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 투표소인 오치1동 행정복지센터. 경사로가 가파른 탓에 휠체어로 접근 시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2022.03.03 kh10890@newspim.com |
광주시 선관위 관계자는 "임시 사무원이 제대로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잘못된 답변을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2층에 마련된 투표소로 장애인들이 투표하러 오면 관계자들이 전동휠체어를 2층으로 들어 올려서 투표를 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정성주 광주 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100kg이 넘는 전동휠체어를 들어서 2층까지 이동시키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냐"며 "그러다 공무원들도 다치고 장애인도 다칠텐데 투표소를 1층으로 옮기기만 하면 장애인도 편하고 노인들도 편할텐데 공무원 본인들 편하자고 이렇게 투표소를 마련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광주 선관위는 휠체어 장애인이 접근이 불가능한 투표소에 안내 현수막을 설치하고 장애인 편의시설 등이 잘 구비된 인근 사전투표소나 거점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것을 권고했다.
거점 사전투표소는 거동불편 선거인 등 모든 선거인이 편하고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는 시설이 구비돼 있고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며 주차장이 넓은 투표소다.
동·서·남구에 각 1개소, 북·광산구에 각 2개소가 선정돼 운영된다. 또한 수어통역 가능 사무원 등 장애인 응대 전문 인력이 추가 배치돼 장애인 등이 투표를 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광주 선관위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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