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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로 "글로벌 원자재·반도체 공급난 심화"

기사등록 : 2022-03-0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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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혼란에 빠진 글로벌 공급난이 겨우 진정되려는 찰나 터진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으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될 거라는 경고가 나왔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의 주력 수출품인 석유, 천연가스, 팔라듐, 밀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코로나로 인해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전 세계를 강타했던 반도체 공급난도 더 악화될 것으로 봤다.

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팀 유이 이코노미스트는 3일 보고서를 통해 "세계 공급망이 직면한 최대 리스크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과 그로 인한 지정학적,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번 사태로 여러 산업 부문에서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할 것이며, 특히 에너지 자원에 의존하는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별로는 전체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이르는 항공사 등 운송업계와 석유를 원자재로 사용하는 화학업계가 비용 증가에 따른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되었던 반도체 공급난도 한층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는 러시아가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핵심 자원인 팔라듐의 전 세계 공급량의 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경우 컴퓨터 칩 생산에 사용되는 네온가스 글로벌 공급을 70%나 차지하고 있어 반도체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이 이코노미스트는 "양국 간 군사적 분쟁이 계속되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은 한층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 기업들이 원자재를 어느 정도 비축해 둔 상황이지만, 재고가 그리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그는 "앞으로 몇 달 안에 휴전 협상이 성사되지 않으면, 반도체 공급 부족은 한층 심화될 것"이라며 이는 반도체를 주요 부품으로 사용하는 자동차 회사, 전자 제품, 휴대폰 제조업체 등에 상당한 리스크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더불어 각종 생활 필수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공급난 악화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이미 타오르기 시작한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미국에서도 1월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가 치솟는 물가에 이미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이 해소되며 인플레이션도 연말로 갈수록 안정될 것으로 봤으나 이제 이 같은 전망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2일 의회 증언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역시 "우크라이나 침공과 현재 진행 중인 전쟁, 제재,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미국 경제에 미칠 단기적 영향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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