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샌프란시스코=뉴스핌]김근철·김나래 특파원=뉴욕증시는 7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7.42포인트(2.37%) 하락한 3만2817.38에 마감했다. 또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7.78포인트(2.95%) 내린 4201.0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82.48포인트(3.62%) 급락한 1만2830.96으로 거래를 마쳤다.
증시는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우려로 주식시장은 다시 급락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전일 CNN과 인터뷰에서 유럽 동맹들과 러시아 석유 수입 금지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얼어 붙었다.
미국 원유 저장 시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유가는 서방 국가가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에 전방위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우려에 폭등했지만, 독일이 에너지 제재에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진정세를 보였다. 다만 미국은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미 의회에서 원유 제재 법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가 상승 부담은 여전하다.
에드워드 존스의 모나 마하잔 선임 투자 전략가는 로이터 통신에 "유가에 대한 우려가 인플레이션 상승과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며 "시장은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지금까지 S&P 500에서 상승했던 에너지주는 이날 상승세가 돋보였으며, 방어주인 유틸리티도 1.2% 올랐다. 반면 금융주는 약 3% 내렸다. 이날 빅테크 관련주들은 크게 하락하며 시장 하락을 주도했다. 아마존(AMZN), 마이크로소프트(MSFT)은 각각 5%, 3% 넘게 하락했다. 구글(GOOG)은 4% 넘게 내렸고, 애플(APPL)은 2%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여행과 레저 관련주들의 하락폭도 컸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홀딩스(UAL)의 주가는 15%, 노르웨이언 크루즈 라인 홀딩스(NCLH)는 11% 넘게 하락했다. 유가 상승에 대한 비용 부담 우려가 주가를 끌어 내렸다.
국제유가는 급등후 상승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배럴당 3.2%(3.72달러) 오른 119.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장중 130.50달러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가 상승 폭을 소폭 반납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139.13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역시 상승폭이 둔화됐다.
전문가들의 유가 상승에 대한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대부분 중단될 경우 하루 500만 배럴(bpd) 이상의 원유 부족이 발생하여 유가가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JP 모건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유가가 18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고, 미쯔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MUFG)의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180달러까지 치솟아 글로벌 경기 침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안전자산인 금값도 덩달아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5%(29.30달러) 오른 1,995.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금값은 장중 최고 온스당 2007.50달러까지 올라 한때 2000달러 선을 넘어섰다.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했다. 채권시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주목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6.0bp 상승한 1.782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5.8bp 오른 1.5480으로 집계됐다.
한편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보다 0.53% 올랐으며, 유로/달러 환율은 0.62% 내린 1.0866을 기록했다. 또 러시아의 루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55루블에 거래돼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루블화는 연초 이후 미국 달러 대비 가치가 90% 폭락했다.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