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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中 "필요시 중재 나설 것"...인도주의적 지원도 강조

기사등록 : 2022-03-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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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국 간 대화' 강조하던 것에서 미묘한 변화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중국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당사국 간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며 사실상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던 것에서 직접 중재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 부장(장관)은 7일 기자회견에서 "상황이 긴박해질수록 평화회담이 중지되어선 안 된다. 이견이 커질수록 협상을 해야 한다"며 "중국은 권고와 대화에 계속해서 건설적 역할을 발휘하고 동시에 필요할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주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왕이의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군의 대 우크라 행동 범위가 비(非)군사시설로까지 확대된 가운데 충돌 해결을 위해 중국이 더 많은 노력을 할 수 있냐는 외신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필요할 경우'라는 전제가 깔리고 '국제 사회와 함께'라고 언급한 점에서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지만 '건설적 역할'에 더해 '주선'이라는 표현을 새로 추가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홍우리 기자 =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 부장(장관)이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외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3.08 hongwoori84@newspim.com

중국의 이 같은 추가적 입장 표명은 국제사회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등 서방은 중국이 그 동안 당사국 간의 대화를 강조하며 모호한 입장을 유지했던 것에 불만을 표시해 왔다. 특히 세계 각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서면서 중국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표면적으로는 '중립'을 지킨다는 입장이었지만 러시아와의 정상적 교역을 선언하고 러시아에 대한 일방적 제재를 반대하는 등 중국은 사실상 러시아 편에 서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최근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 중국과 상당 부분 의견을 교류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웠다. 

우크라이나는 중국에 직접적으로 중재 역할을 요청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 외무장관은 이달 1일(현지 시간) 왕이 부장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는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중국이 전쟁 종식을 위해 중재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통화에서도 왕이 부장은 "현재의 위기 앞에서 중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정치적 해결에 유리한 모든 건설적 노력을 지지한다"고만 답하며 중재 요청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었다.

'우크라이나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언급한 것도 눈에 띈다. 7일 호세 보렐(Jose Borrell)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와 전화 통화를 가진 왕이 부장은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렇게 된 데 통탄한다"며 "제재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제재 강화는 오히려 사태를 더욱 복잡하고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급선무는 인도주의 위기를 피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우크라이나 인도주의 위기 방지를 위한 6가지 구상을 제시했다. 국제 사회와의 공조를 추진해 우크라의 인도주의 상황이 더욱 악화하는 것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왕이 부장은 이날 있었던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대규모 인도주의 위기를 방지해야 한다"며 6가지 구상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중립과 공정 원칙에 입각한 인도 문제의 정치화 방지 ▲우크라 난민에 대한 전면적인 관심과 난민의 적절한 정착 지원 민간인 보호 및 우크라 내부에서의 2차 인도주의적 재해 발생 방지 ▲순조로운 인도주의적 원조활동 보장 ▲우크라에 체류 중인 외국인 안전 보장 및 외국인의 안전한 철수 승인 ▲우크라인에 대한 유엔(UN)의 인도주의적 협조 지원이 포함됐다. 

왕이 부장은 "인도주의 위기 극복을 위해 중국은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중국적십자회는 빠른 시일 내에 우크라이나에 긴급 인도주의적 물자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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