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11번가가 수년째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내년으로 예정된 상장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도 국내 이커머스업계 경쟁 심화 속에서 적자 해소 여부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내놓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안정적인 수익 창출 역할을 톡톡히 해낼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2.03.11 shj1004@newspim.com |
◆ 2020년 3분기부터 적자 지속..2023년까지 IPO 목표
13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해 적자 폭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5456억원 수준으로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300억원 가량 늘어난 600여억원으로 추정된다.
적자는 2020년 3분기에 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이어지고 있다. 2020년 4분기 14억원에 달하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1분기 40억원, 2분기 140억원, 3분기 189억원으로 커졌다.
현재 11번가는 2023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실적 개선이 우선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할 때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H&Q코리아 등에서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2023년까지 IPO를 성사시키기로 했다. 내년 상장을 위해선 내년 초에는 상장 예비심사 청구 등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해야 한다.
또 최근 이커머스 출혈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시 입성에 성공한 일부 이커머스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 보다 부진했는데 업계 내 경쟁까지 심화되며 예상보다 낮은 몸값이 책정될 수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2.03.11 shj1004@newspim.com |
◆ 아마존의 국내 진입...해외 직구 서비스 안착 '과제'
일각에선 이번 아마존과의 해외직구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된다면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직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 구독료 4900원의 '우주패스' 상품 등을 내놓기도 했다. 해외직구 차별화를 이끌어 IPO를 위한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구독 상품인 우주패스에 가입할 경우, 구매 금액과 관계 없이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11번가의 20200년 기준 총 거래액(GMV)는 약 10조원 수준으로 미국발 직구 시장 규모는 연간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만약 이 시장의 50% 이상을 11번가 글로벌스토어에서 흡수할 경우, 11번가의 총 거래액은 11조원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을 전망된다. 여기에 구독서비스를 통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존재감도 높일 수 있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 해외직구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1094억원에서 올해 최대 6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역시 신규 사업을 확대하는 것보다 아마존과 라방 등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우주패스' 구독 마케팅과 관련, 지속적인 마케팅으로 적자도 커지고 있단 것이다. 영업적자가 확대됐지만 배송역량과 라이브 방송 강화로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선 현재 이커머스 업계 경쟁이 심화하는데다 당장의 수익원 창출보다 장기적인 먹거리 확보를 위해 투자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국내 해외 직구족보다는 미이용자를 겨냥했던 점을 감안해, 아직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해외 직구족들을 위한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구 서비스는 국내에서 이제 차별성을 지니고 있지 않다"면서 "상장 시 몸값을 높이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인 수익 창출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