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경제단체의 회동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회동 순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첫 번째로 만나는 경제단체라는 타이틀이 주는 상징성 때문인데, 이에 3대 경제단체 모두 물밑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분위기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이르면 이달 중으로 경제단체들과 차례대로 간담회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대통령들이 통상적으로 당선 후 한 달 내에 경제단체들과 만남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앞서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모두 당선 이후 열흘 안에 경제단체들을 만났다.
여러 경제단체 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쏠리는 쪽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다. 그간 경제계의 삼각편대 역할을 맡으면서도 맏형 자리를 놓고는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15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미FTA 발효 10주년 기념행사: FTA 주역들과의 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전경련] |
이 가운데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4대 그룹(삼성전자, LG그룹, 현대자동차, SK그룹)이 탈퇴하면서 타격을 입었고, 이번 정부 내내 '패싱'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여전히 대기업 중심의 회원사를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윤 당선인의 첫 번째 회동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당선 직후 전경련을 먼저 찾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 열흘 만에 서울 여의도에 있는 전경련회관을 전격 방문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특히 윤 당선인은 경제계와 접점이 그리 넓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대기업과 우호적인 관계 형성을 위해 전경련을 먼저 찾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기 초 일자리 창출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전경련 역시 새 정부에서는 잃었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절치부심하는 모습이다.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필두로 경제 정책에 대한 조언과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는 전경련은 1961년에 설립된 만큼 다른 경제단체와 비교해 탄탄한 국내·외 네트워크가 강점이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권태신 상근부회장이 새 정부 인사들과 물밑 접촉을 활발히 추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문재인 정부 들어 위상이 높아진 대한상의도 첫 번째 회동 후보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상의를 이끌고 있는 만큼 재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다. 박용만 전 회장 때부터 문재인 정부에서 각종 행사를 주도해온 대한상의는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연장자인 최 회장이 취임하면서 위상이 더 높아졌다는 게 경영계의 평가다.
경총은 손경식 CJ회장 겸 경총 회장과 윤 당선인 간 친분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윤 당선인과 손 회장은 20년 이상 나이 차이가 있지만, 서울대 법대 출신 선후배 사이라는 점에서 깜짝 회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재계 방문지로 경총 간담회를 가장 먼저 찾기도 했다. 기업인 가운데 서울대 법대 출신이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연을 계기로 우호적인 관계가 충분히 형성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는 대통령 당선인이 차례대로 경제단체를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주요 경제단체를 한 자리에 모아 간담회를 가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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