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차기 정부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통폐합 보다는 금감원의 제재권을 금융위로 이관하는 등 금융위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한 금융감독체계 개편론으로 검토하고있다.
17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인수위원회(인수위)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위와 금감원의 통합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정책통으로 꼽히는 한 인수위 의원은 "금감원이 금융위에 귀속될 경우 금감원이 공무원이 되는 건데, 정부에서 임금 등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감당하기 어렵다"라며 "금감원 직원들도 공무원이 되면 금융사로부터 받은 검사료, 고액의 연봉 등에 대한 혜택을 포기해야 하는 만큼, 반대가 극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감원은 매해 공공기관 지정에도 반대해왔다. 올해 역시 지정이 유보됐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 1월 28일 "금감원에 대한 지정유보 결정을 유지하되, 모든 유보조건의 이행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이행실적을 점검할 예정"이라며 "향후 이행실적이 미흡할 경우 공공기관 지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조직 통폐합 등 금융감독체계의 '대수술'은 피하더라도 감독체계 개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는 여러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여러 법안이 발의돼 있는데, 금감원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고 금융위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윤석열 캠프에서 경제정책본부장을 맡고 인수위 의원이기도 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금감원에 금융사에 대한 검사·감독 업무만 남기고, 금융사 중징계 이상 징계 권한을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금감원에 대한 통제 기능을 강화하고 감독권 독점을 분산하는데 중점을 뒀다. 금감원에 대한 국회의 포괄적 감독권 도입, 국회 통제권 보완, 이해상충 해소를 위한 금감원장의 금융위 위원 겸직 제한, 경우에 따라 국회가 대통령에게 금감원장 해임을 건의할 수 있는 안도 포함됐다. 금융 소비자 보호와 권익 향상 대책으로 금융민원처리 분야에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도 담겼는데, 이는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 내용이기도 하다.
윤 의원은 감독체계 개편 취지로 우리나라의 모든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을 금감원이 독점한데 따른 부작용이 커지고 있고, 상위기관인 금융위의 지휘, 감사원의 감사 및 국회의 국정감사 대상이기는 하나 무자본 특수법인이라는 법적지위에 따라 외부통제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금융위 해체를 의미하는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을 기획재정부에 통합하는 조직개편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윤 당선인이 부처 간 통폐합 등 정부 조직 개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가능성은 낮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한 인수위 의원은 "현재 여러 방안이 나와 있지만 일단은 금감원의 중징계 제재권한을 금융위로 이관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것은 차기 정부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