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효성그룹이 3세 경영 드라이브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효성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각각 그룹 핵심계열사인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에 올랐다. 독립경영을 통한 사업 전문성 강화 외침과는 달리 알짜 계열사를 통해 그룹 내 오너가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17일 효성그룹에 따르면, 이날 효성티앤씨는 오후 2시 서울 마포 효성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조현준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가결시켜다. 같은 날 오전에는 효성첨단소재가 정기주총을 통해 조현상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201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효성은 조석래 명예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뒤 장남 조현준 회장과 삼남 조현상 형제가 경영을 맡고 있다. 이들 형제는 그간 지주사인 효성에서만 사내이사로 등재, 계열사 사내이사로는 나서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각각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로 처음 이름을 올리게 됐다. 효성 사내이사 재선임도 무리없이 가결될 전망이다. 이번에 재선임되면 조현준 회장은 12회, 조현상 부회장은 4회 연임이 된다. 효성 정기주총은 오는 18일 예정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조현준 회장은 효성티앤씨 지분 14.59%를,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 지분 12.21%를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해당 회사의 2대주주다. 효성 지분율에선 조현준 회장이 21.94%로 최대주주, 조현상 부회장이 21.42%로 2대주주다.
경제개혁연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 일각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이들 형제의 사내이사 선임은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여겨졌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각각 43.96%, 44.44%에 이르기 때문이다. 효성은 그 지분 규모가 55.17%로 더 커, 사내이사 재선임 역시 문제 없을 전망이다.
효성 조현준 회장(왼쪽)과 조현상 부회장. [사진=뉴스핌 DB] |
재계는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이번 주총 시즌, 그룹 지배력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효성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내세운 '독립경영을 통한 사업별 전문성 강화' 명분이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 효율성 개선을 위해 201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효성은 사업회사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다.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4개 사업회사 경영에서 오너가가 개입하지 않았으나, 조현준, 조현상 형제가 사내이사로 진출하면서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배당과 이사보수한도도 대폭 늘렸다. 이번 주총에서 효성티앤씨는 주당 5만 원, 효성첨단소재는 주당 1만 원의 배당안을 통과시켰다. 두 회사의 배당금 증가폭은 상장사 최대 수준으로, 특히 효성티앤씨는 전년(5000원) 대비 10배 늘었다. 효성첨단소재는 지난해 배당이 없었다.
이사 보수 한도는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모두 전년 5명·50억 원에서 올해 6명·100억 원으로 높였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최근 효성그룹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알짜 계열사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8조5960억 원, 영업이익 1조4237억 원, 순이익 1조7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1조 원대는 그룹 내에서 효성티앤씨가 유일하다. 같은 해 효성첨단소재는 영업이익 4373억 원, 순이익 33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78.39%, 4746.1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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