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러시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제기됐던 달러 표시 국채 2건에 대한 이자 지급을 마쳤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다만 일부 채권단은 여전히 이자 지급을 받지 못했다고 밝힌 상황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16일 만기가 도래하는 2건의 달러표시 유로본드 쿠폰(약정이자) 1억1천700만달러(한화 1천445억원)를 해당 계좌로 보내는 지급 명령이 집행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루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어 재무부는 해당 업무를 담당한 씨티은행이 채권단의 계좌로 이자를 입금했는지 여부는 다시 업데이트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이자를 15일 지급 받기로 한 일부 채권단이 여전히 이자를 지급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방송 러시아투데이(RT)에 따르면 이날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한 국영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채권단에 이자 지급 의무를 다했지만, 외화로 이자를 지불할 수 있을지 없을지 여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책임을 제재를 가한 서방국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우리는 자금이 있고 결제도 했지만 (채권자에 외화를 보내줄지 여부는) 미국 법원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해당 국채의 이자 지급에 사용될 외화는 현재 서방 제재로 동결된 상태여서 미국이 이를 풀어줘야만 채권자들에게 지급될 수 있다.
만약 미국이 동결된 자산을 풀어주지 않는다면 러시아는 루블화로 이자를 결제할 수밖에 없다.
앞서 14일 러시아 재무장관은 외국 은행이 러시아의 자산 동결로 인해 이자를 채권단에 지급할 수 없는 경우에 대비해 루블화로 이를 지불하도록 하는 지급 명령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서방세계가 외화로 이자 지급을 승인하지 않으면 사실상 루블화로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다만 국제 금융시장에서 루블화 결제가 인정되지 않는 만큼, 설령 루블화로 이자를 지급한다 해도 이는 채무 상환으로 받아들여지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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