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게임업계가 게임 개발 초기 단계부터 티저 영상을 공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게임사의 게임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이 향상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이같은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씨소프트의 신규 IP TL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
◆ IP 공개하고 개발 중인 프로젝트 선보이고...출시 전 이용자 목소리 듣는 게임사들
24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2월 '오픈형 연구개발' 계획을 밝혔다. 해당 계획에는 신규 지식재산권(IP) 등을 개발 단계부터 공개해 이용자들과 소통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7일 신작 'TL'과 '프로젝트E' 예고편 영상을 공개해 신작을 알리고 유저들의 반응 파악에 나섰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개발 단계부터 IP를 공개하는 것은 고객들과 다양한 형태로 소통하고 이용자의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면서 "이용자와의 소통을 늘리기 위해 계획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헌 넥슨 대표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넥슨] |
넥슨 역시 자회사 넷게임즈가 개발하는 신작 MMORPG 히트2(HIT2) 게임 컨셉트를 담은 대표 이미지를 지난 1월 공개했다. 티저 사이트를 오픈하기 전에 스크린샷을 공개, 이용자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이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한 셈이다.
넥슨은 또한 출시 전 단계인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비공개 테스트를 3회에 걸쳐 실시하며 실시해 꾸준히 이용자 피드백을 받은 바 있다.
넷마블도 지난 1월 구로 넷마블 신사옥에서 기자 간담회인 '제5회 NTP'를 개최하고 주요 게임 신작 20종을 발표했다. 이날 넷마블이 공개한 20종의 타이틀은 모두 개발 단계에 있는 작품이다.
펄어비스가 공개한 트레일러 속 '도깨비' 이미지 [사진=펄어비스] |
이외에도 다수의 게임사들이 게임 출시 전 컨텐츠 공개를 통해 이용자들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
시프트업은 지난 15일 연내 출시 예정인 '니케: 승리의 여신' 지난 15일 이용자 그룹 테스트를 마쳤고 펄어비스 역시 '검은사막 모바일'의 비공개 테스트를 계획하고 있다.
◆ 게임업계 "이용자 의견 고려하는 자연스러운 과정"
게임업계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당연한 변화라고 보고 있다. 게임이 완성되기 전에 이용자들에게 미리 공개해 반응을 미리 파악하면 게임 개발의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을 다 제작했는데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 의미가 없어진다"면서 "출시 직전까지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과정"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게임 홍보 방식의 변화가 게임사의 자신감 상승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이재홍 숭실대 교수(전 게임물관리위원장)는 "2000년대 초반에는 게임사 자체에서 작품의 특성 자체를 회사의 기밀처럼 꽁꽁 숨기곤 했다"면서 "지금까지 운영해온 경영 시스템 자체를 변경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경쟁사와의 관계성 때문에 IP나 프로젝트 등을 공개하지 못하고 숨겨둔 채 이용자와 타사의 호기심을 유발했다면, 이제는 아이템을 사전에 공개해도 타사가 따라잡을 수 없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해석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강조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게임 콘텐츠가 중심이 됐다면, 이제는 소수 이용자들의 수요까지 고려한다는 측면이 부각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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