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대검찰청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를 앞두고 윤석열 당선인이 발표한 법무부장관 수사지휘권 폐지와 검찰의 수사 범위 확대 공약 등에 찬성하면서 법무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그간 법무부가 반대한 공약에 대검이 대치되는 입장을 보이자 김오수 검찰총장이 윤 당선인의 코드 맞추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법무부와 대검이 이견을 좁힐지 주목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깃발의 모습. 2022.01.25 pangbin@newspim.com |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4일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에 업무보고를 하고 윤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와 검경 수사 단계의 책임 수사체제 확립 공약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업무보고에는 대검 관계자들도 참석한다.
대검은 앞서 법무부에 김 총장의 승인을 거친 장관 수사권지휘 폐지 찬성 의견을 전달했다. 장관이 사건의 구속과 기소 여부를 두고 검찰총장을 지휘, 감독하는 것은 검찰의 독립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반면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지난 1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사지휘권을 폐지한다고 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수사의 공정성이 담보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대했다.
대검은 법무부에 윤 당선인의 사법공약인 '검경 책임 수사체제 확립'과 관련해 검찰의 직접 수사 개시 범위 내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검찰청법에 따라 검사는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이 정한 6대 범죄에 대해서만 직접 수사를 시작할 수 있다.
또 대검은 상황에 따라 일선 검찰 형사부의 직접 수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고 한다. 법무부가 검찰 직제를 개편하면서 일선 검찰청과 지청 형사부의 직접 수사가 제한됐다.
윤 당선인은 공약 발표에서 수사지연과 부실수사가 없도록 현행 수사체계를 유지하되 송치 전 경찰의 자율 수사와 송치 후 검사의 직접 보완 수사로 절차를 단순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검은 검찰 예산을 법무부와 별도로 편성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에도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검찰 예산 독립에 앞서 특수활동비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했던 박 장관의 주장과 대치된다.
법무부와 대검의 의견 조율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법무부 관계자는 "인수위 업무보고 내용과 대검과의 의견 조율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법조계에서는 대검의 행보가 김 총장의 윤 당선인 코드 맞추기라는 해석이 나오면서도 실무적 차원에서 볼 때 당연한 처사라는 평가도 있다.
검찰 출신의 한 인사는 "검찰총장 입장에서는 코드를 맞추기를 떠나 검찰의 독립성을 위해서라도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에 동의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며 "범죄 혐의는 수사를 해봐야 나오는데 수사권을 조정하면서 검찰 수사 범위를 3000만원 이상 뇌물죄 등으로 한정한 것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