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산은 안팎에서는 지방 이전에 따른 업무 비효율성, 비용부담, 직원 사기저하 등으로 인한 역효과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은 24일 오전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 설치된 프레스 라운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한다고 약속한 것은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천막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3.24 photo@newspim.com |
이어 "인수위는 (공약 관련해) 우선순위에 따라 할 것이며, 산은 이전 로드맵도 논의할 것"이라며 "인수위에서 다룰 지는 상황을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급적 빠른 시일에 옮기는 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부산·경남·호남 산업이 발전해나가는데 재정만으로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대형 은행이 버텨줘야 지역 균형발전에 도움된다"며 "그런 점을 중요하게 여겨서 공약으로 발표한 것이지 선거 때 표를 얻으려고 일시적으로 한 것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후보자 시절 여러 차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부산 방문에 이어 지난 4일 부산 사상구 유세에서도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옮기겠다"며 "과거에 산업은행은 우리나라의 자본이 부족할 때 장기 저리의 외자를 가져다가 우리나라 필수적인 산업을 키우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또 "산업은행을 필두로 해서 많은 은행 본점이 부산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부를 맡겨주면 조성 여건, 유인책 써서 대형 은행, 외국 은행이 부산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후보자 기간에 시도공약집에 "KDB산업은행을 이전해 (부산을) 스마트 디지털 경제 도시로의 도약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명시하기도 했다.
다만 산은과 금융노조의 반대가 격렬한 점, 한국산업은행법 조항 개정이 필요한 점 등이 변수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산은 이전은) 금융 발전에 역행하는 행태다. 금융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르니까 은행만 가면 무언가 되는 것으로 아는데,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비판한 바 있다.
산은 노조도 "전 세계 주요국 사례와 대한민국 경제에 산은이 기여하는 역할을 감안 시 본점 지방이전은 기관 경쟁력은 물론, 국가 경쟁력 악화까지 초래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노조는 ▲업무 비효율성 ▲비용부담 증가 ▲직원 사기저하 등을 지방이전으로 인한 역효과로 제시했다.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을 위해선 관련법 개정도 필요하다. 한국산업은행법 4조 1항은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산은·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본점을 서울에 두도록 하는 규정을 삭제하거나 지방 이전이 가능토록 하는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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