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주변에 우리의 신(新)지지층인 2030 청년과 호남을 계속 챙길 사람이 있느냐라고 봤을 때, 저는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선인도 신지지층이 바라는 것들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런데 그것을 상징하거나 구현할 만한 인물들이 인수위에 많이 포함되진 않은 것 같다. 당선인 주변에 신지지층이 굉장히 우려를 가질만한 인물들이 계속 들어가고 있다"는 조언을 전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3.27 kimkim@newspim.com |
이 대표는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대표실에서 가진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새롭게 출범을 준비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과 여당은 긴장의 관계이기도 하면서 협조의 관계이기도 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대선 때 있었던 지지층이 그대로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대표는 신지지층으로 2030세대와 호남을 꼽았다. 그는 "신지지층이라고 하면 호남과 젊은 세대인데, 그동안 국민의힘이 한번도 확장해보지 않은, 가져본 적이 없는 지지층"이라며 "예전에 호남에서 7~8% 지지율이 나오면 광주에 일하러 간 영남 사람들이 찍은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5%p가 늘었다. 즉 광주에서 태어나고 사는 사람들이 보수 정당을 찍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그 의미를 알아야 한다. 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윤 당선인이 주위에 그런 인물들을 얼마나 두느냐에 따라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움직일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신지지층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당의 역할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당선인의 청와대 집무실 용산 이전 논란과 관련해 "당선인에게 자신이 일할 집무실 위치를 고를 권한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집무실 이전이라는 것은 대통령이 자신이 일할 장소를 고르겠다는 것이고, 여성가족부 폐지 문제를 (더불어민주당에서) 투쟁 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 같은데 두 가지는 정부가 책임져야 될 사안"이라겨 "책임에 맞는 권한을 주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용선 이전에 1조원이 든다고 하는 (민주당의) 추계는 믿지 않는다"라며 "그렇게 따지면 여가부가 없어지면 1조5000억원의 예산이 사라지는 것 아닌가. 그런데 저희는 그런 식으로 말을 하진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용산에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는 데 500억원이 든다고 하자. 그럼 500억원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느냐가 정부 운영의 근본이지, 500억원이 들기 때문에 안된다고 하면 정치를 유치하게 만드는 것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그는 "만약 청와대에서 의사 판단을 잘못하면 그 손실 하나하나가 몇 십 조원짜리가 될 수 있다"며 "그런 접근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한창인 가운데 여가부 폐지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 여가부 폐지는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강조해 온 사안이다.
이 대표는 여가부 폐지 문제에 대해 "여가부에서 여성 업무라고 부를 만한 건 지금까지 없었다"며 "가족 업무인데, 가족 업무는 과거 보건복지가족부가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여가부 폐지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인 출발을 위한 첫 걸음은 정부조직개편안과 총리 인선이다. 그러나 여소야대 정국에서 민주당의 협조가 없으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대표는 총리 인선과 관련해 "민주당은 아마 저희가 어떤 총리 후보를 내세워도 첫 후보는 낙마를 시키려고 할 것 같다"며 "그런데 그것이 굉장히 인위적이라면 국민들이 지탄할 것이다. 만약 저희가 잘못된 사람을 총리로 추천했다면 그건 저희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민주당은 사람을 보지 않고 우선 맹공할 태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대표 간의 설득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다만 민주당이 다음 지방선거에 자신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본인들이 잘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03.27 kimkim@newspim.com |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단일화를 이루며 공동정부를 이루자고 약속했다. 이에 안 대표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유력한 초대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초대 총리설에 대해 "아주 훌륭한 분이기 때문에 (총리 후보) 명단에 포함돼 있는 것"이라며 "당선인과 상의 없이 어떤 분들이 자꾸 안철수 위원장이 총리 후보에서 배제됐다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6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을 갖는다. 지난 9일 대선에서 윤 당선인이 승리한 이후 19일만의 회동이다. 이 자리에는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도 동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동의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감사위원 제청 등에 대한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 청와대가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방선거가 뒤에 있기 때문에 무리수를 던진건지 모르겠지만, 집무실 이전도 문 대통령께서 공약했던 내용"이라며 "집무실 이전에 대해 우려가 있다면 당선인과 합리적으로 소통할 수 있었는데, 안보 공백 등에 대한 것을 밖에 이야기하는걸 보고 정치적인 움직임을 보였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조직법 같은 경우에도 전적으로 당선인의 의중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라며 "그런데 정부조직법에 대해 민주당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이분들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머무리지 않고 지방선거 때 반전을 만들기 위해 굉장히 정치적인 행보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