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거물급 인사를 차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 등 중량급 인사들이 지자체장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다만 당내 '86 용퇴론'이 불거진지 두달 만에 중진급 인사들이 줄지어 소환되면서 민주당이 주창했던 인적쇄신론은 진정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선패배에 책임으로 사퇴를 밝히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2.03.10 leehs@newspim.com |
대선 패배 후 민주당에선 '구인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선거가 당장 6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각 지자체장 선거에 낼 만한 후보군이 좁아 고심이 깊은 분위기다. 특히 지방선거 승패 가늠자인 서울·부산 시장의 경우 극심한 구인난에 시달리면서 송 전 대표 차출설까지 제기됐다.
청년 정치인들이 팔을 걷어붙이면서 송 전 대표 차출론은 더욱 힘을 받았다. 전용기 의원과 이동학 전 최고위원, 박영훈 전국대학생위원장 등은 지난 27일 경남 양산 통도사를 찾아가 송 전 대표의 역할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구)과 이용빈 의원도 공개적으로 송 전 대표의 출마를 촉구하고 나섰다.
송 전 대표 역시 서울시장 선거 출마에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대표 측 관계자들 이야기를 종합하면, 송 전 대표는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스탠스인 것으로 풀이된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더 이상 정치보복의 악순환이 되지 않게 막아내는 버팀돌 하나가 되겠다"고 적기도 했다.
다만 당 안팎에선 신중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송 전 대표는 이미 지난 대선 과정에서 차기 총선 불출마 뜻을 밝히며 '86 용퇴론'을 점화한 바 있다. 당의 인적쇄신을 위한 용퇴론을 주창했던 이가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소구력이 있냐는 회의적 반응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기자와 한 통화에서 "대선이 끝나자마자 지방선거에 등판하면, 그가 호소했던 인적쇄신론의 진정성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차라리 2040 정치인, 여성 비례의원 등 신인들을 앞세워주면서 중진들은 뒤로 물러나며 백의종군을 선언하는 게 더 바람직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대표가 두 달 여 만에 지방선거에 출마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상호 의원도 송 전 대표의 차출설을 공개 비판했다. 우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역대 큰 선거의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가 바로 그다음 선거의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앞서 우 의원 역시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검토했지만,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불출마 입장을 공식화한 바 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선 쇄신과 변화, 혁신을 향한 민주당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선거 패배 후 비상대책위원회가 연일 청년과 여성 공천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메시지에 부합하는 인사를 내보내는 게 맞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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