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전기차 제조 업계의 '3대 신흥 세력'으로 불리는 웨이라이(蔚來·NIO), 리샹(理想·Li Auto), 샤오펑(小鵬·Xpeng)의 2021년 성적표가 공개됐다. 중국 내 전기차 스타트업의 '맏형' 격인 세 기업 모두 지난해 판매량 및 매출은 큰 폭으로 늘렸지만 적자 탈출에는 또 다시 실패했다.
[사진=바이두(百度)] |
세 업체 모두 지난해 10만대에 가까운 판매량(인도량)을 기록한 가운데 샤오펑이 판매량 및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가장 먼저 양산에 돌입하고 가장 먼저 판매량 1만대 돌파를 실현했던 웨이라이는 판매량 면에서는 리샹에 앞선 2위를 기록했으나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 면에서는 3위로 밀려났다.
반면 매출액 면에서는 웨이라이가 샤오펑과 리샹 모두를 앞지르며 1위를 차지했고,'판매량 1등'인 샤오펑은 최하위를 차지했다. 매출액이 지난해 4개 분기 연속 안정적으로 증가했음에도 샤오펑이 3위에 머무른 것은 샤오펑 산하 자동차 가격이 저렴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웨이라이 자동차의 평균 가격은 43만위안, 리샹 원(ONE)의 판매가는 33만 8000위안인 반면 샤오펑의 평균 가격은 21만 2000위안에 불과하다.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매출액은 늘어났지만 세 기업의 순이익은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 심지어 웨이라이만 2020년 대비 2021년 적자 규모가 축소됐을 뿐 샤오펑과 리샹의 적자액은 더욱 확대됐다. 특히 가장 많은 차를 판 샤오펑의 경우 순손실이 50억 위안으로 늘어나며 3개 업체 중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세 기업이 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구개발(R&D)과 마케팅 등에 거액의 자금을 쏟아붇고 있기 때문이다. 웨이라이의 경우 실제 지난해 마케팅 및 판매 등 일반 관리 비용으로 68억 7810만위안을 썼고, R&D에는 45억 9190만위안을 지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4.9%, 84.6% 늘어난 것이다.
순익 적자와 관련 웨이라이의 리빈(李斌) 회장은 "2021년은 제품·기술과 전력 및 서비스 인프라 등에 대한 결정적 투자를 했던 한 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웨이라이의 지난해 재무전략은 총이익으로 판매비용 및 관리비용을 커버하는 것"이었다며 "적자의 주요 원인은 R&D에 대한 장기적 투자로서 재무전략을 상당히 훌륭하게 집행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순이익 흑자를 달성하면서 웨이라이와 샤오펑·리샹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테슬라는 판매량을 부단히 늘리면서 매출과 순이익 역시 안정적으로 끌어올렸다. 테슬라의 지난해 인도량은 전년동기 대비 87.4% 늘어난 93만 6000대. 막대한 판매량을 토대로 회사 창립 초기의 투자 비용을 지탱한 것은 물론, 부품 등을 대규모로 구매하면서 생산 비용 부담을 더욱 완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신(中信)증권은 "웨이라이·샤오펑·리샹은 현재 수익능력 개선의 '가속 구간'에 있다"고 설명했다. 거액의 R&D 비용이 단기적으로는 적자를 유발할 수 있지만 이는 전략적 손실이라면서 차 한대 당 총이익이 계속해서 늘어남에 따라 세 개 업체 모두 향후 1년 내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빈 회장 역시 "웨이라이는 2023년 4분기에 당기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데 이어 2024년에는 4개 분기 모두 손익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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