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임성봉 기자 =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후 설립한 '솔리다임'과 SSD 사업을 점진적으로 통합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 부회장은 영국 반도체 기업인 ARM(암)인수도 고려 중이라고 밝혀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도 예고했다.
SK하이닉스는 30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박정호 부회장은 지난해 3월 대표이사 취임 후 처음으로 주총을 주재했다.
30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주들에게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
박 부회장은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SK하이닉스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으로 성장했다"며 "이런 변화와 성취는 모든 구성원들의 노력은 물론, SK하이닉스와 특별한 시간을 함께 해준 주주들의 성원과 지지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시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일류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낸드 사업 성장을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 1단계 인수 절차를 완료하고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을 출범시켰다.
박 부회장은 "솔리다임과 SK하이닉스의 SSD 사업을 점진적으로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운영 체계를 강화하고 낸드 사업을 더욱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미래 성장 인프라와 관련해 박 부회장은 "용인 클러스터는 장기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소부장 협력사들과 상생하는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R&D센터를 구축하고, 빅 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도모하는 핵심 거점으로 삼아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부회장은 이날 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암 인수와 관련해 "전략적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ARM은 모바일 반도체 설계 시장 강자로 점유율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엔비디아가 인수를 추진했다가 포기했다.
박 부회장은 "암 M&A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이다"며 "ARM은 한 회사가 가져갈 수 있는 회사가 아니고 지분을 다른 곳과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부회장은 수익구조 안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반도체 업계는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의 영향으로 시장의 저평가를 받아온 점을 상기하며,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투자 효율과 생산성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구조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고객의 필요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고객별 최적화된 솔루션을 장기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 부회장은 ESG 경영활동과 관련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사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전담 조직과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며, "2050년 RE100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소비 전력의 33%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중간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주주환원에 대해 박 부회장은 "연간 고정 배당금을 20% 상향하고, 올해부터 분기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부터 3년간 창출되는 누적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를 추가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진행된 이날 주총에서 SK하이닉스 주주들은 곽노정, 노종원 사장 사내이사 신규 선임, 하영구 사외이사 재선임 등 안건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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