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내에 설치된 부동산 태스크포스(TF)가 새로운 분과를 신설해 공급·세제·금융 부문을 망라한 부동산 정책 개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해당 TF는 심교언 부동산 팀장과 더불어 부동산 시장 전문가와 금융, 공급 주거 복지 등에 대한 전문위원 10명으로 구성됐다.
TF신설을 통해 윤 당선인이 후보자 시절 공약한 250만 가구 공급 로드맵과 도심 공급 확대 기반을 위한 정비사업 규제 완화 검토 등에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심교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동산TF 팀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3.29 photo@newspim.com |
◆ TF내 공급·세제·금융 부문 논의 위한 부서 신설
31일 인수위에 따르면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가 팀장을 맡은 TF조직과 별개로 새로운 TF를 구성해 공급·세제·금융 부문 등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TF에는 인수위 경제 1·2분과 전문·실무위원을 배치됐다. 특히 부동산 시장 민간 전문가 9명을 자문위원으로 임명했다. 이들은 시장 분야 2명, 세제 분야 2명, 금융 분야 2명, 공급 분야 2명, 주거복지 분야 1명으로 구성됐다. 인수위는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TF는 공급과 시장 기능 회복을 두 축으로 삼아 시장·민간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공급과 관련해서는 ▲주택 250만호 공급 로드맵 ▲도심 공급 확대 기반을 위한 정비 사업 규제 완화 ▲청년 주거 지원 ▲취약계층 주거 지원 등을 중점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지역의 공급 확대를 위해 오세훈 시장과의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다. 오 시장은 지난해 5월 신속통합기획을 전면 도입했으며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6대 재개발 규제완화책을 발표하고 9~10월 관련 제도개선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말 민간재개발 후보지 공모를 통해 재생지역 4곳, 해제지역 3곳을 포함한 신규 후보지 21곳을 선정했다.
서울 시내에는 이들 민간 재개발 후보지 21곳을 포함해 총 33곳에서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이들 구역의 사업이 완료될 경우 공급 가능한 물량은 약 4만3가구로 예상된다.
시는 ▲재개발 공모를 통한 후보지 발굴 ▲신속통합기획 적용 ▲불필요한 도시규제 개선 및 주민소통 강화 등 재개발 활성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2025년까지 13만가구(구역지정 기준)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오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힘을 실어주기 위해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이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서울시장이 공석이던 2020년 정부가 발표한 '8·4 부동산 대책'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인물이다. 당시 김 실장은 서울시가 비정상적으로 멈췄던 재건축을 정상화하고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와 입장이 같았으나 공공참여형 재건축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주택 공급을 추진해온 인물인 만큼 경제2분과에서도 규제 완화를 통한 재건축 활성화에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2.03.31 ymh7536@newspim.com |
◆ 다주택자 옥죄는 세제 완화 검토
인수위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급등한 세제 부담을 완화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TF는 첫 회의를 열고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본 방향과 향후 일정을 정리했다"며 "공급·세제·금융을 망라한 과제를 심도있게 논의해 '부동산 정책 정상화'를 위한 완성도 높은 국정과제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현 정부가 추진한 임대차3법(임대차신고제·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과 다주택자를 옥죄는 보유‧양도세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임대차3법 시행 이후 서울지역의 전‧월세시장이 위축됐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0만 8633건으로 201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전세 거래량이 급감했다.
반면 월세 거래량은 급증했다. 지난해 월세를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총 7만 1079건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세를 제외한 월세·준월세·준전세 거래량은 2년 연속 최다치를 경신했다. 지난 2018년 4만8268건이었던 월세 거래량은 2019년 5만 1026건으로 오른 뒤 2020년 6만 783건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 7만건대로 오르면서 다시 최고 기록을 썼다.
월세 낀 거래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월세가 낀 거래의 임대차 계약 비중은 37.4%로 2019년 28.1%, 2020년 31.1%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금천구가 지난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월세 비중(56.1%)이 전세 비중(43.9%)보다 높았다. 이외 ▲종로구(43.8%) ▲중구(43.5%) ▲강동구(42.5%) ▲강남구(41.6%) ▲마포구(40.9%) 순으로 월세 낀 계약의 비중이 높았다.
◆ LTV‧DSR 완화로 무주택자 대출 숨통 열어줘
대출규제와 임대차 시장 안정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는 주택 담보인정비율(LTV)규제를 '일괄 70%'로 완화하고,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를 대상으론 LTV를 최대 80%까지 적용하는 정책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현재 인수위 내부에선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속도조절론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손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법 개정 없이 시행령으로만 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방안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이다.
주택의 공시가격이 10억원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라고 가정하면 6억원이 과세표준이 된다. 이 비율은 재산세의 경우 60%, 종부세는 100%가 적용되는데 인수위는 이 비율을 어느 정도로 조절할지를 판단할 전망이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세제·대출 완화와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이 단기적으로 시장 불안 요인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금리 추이 등 거시 경제 여건과 주택 수급 변수를 고려해 면밀하게 이행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ymh753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