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불법 폐기물 반입과 관련한 지자체 현장 점검 사실을 업체 측에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방 군청 환경과 공무원이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상고를 기각했다"고 1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대법은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봐 무죄로 판단했다"며 "법리와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판단에 공무상비밀누설죄에서 '직무상 비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충남 부여군청 환경위생과 팀장으로 지난 2018년 5월경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된 불법 폐기물 반입 사건과 관련해 충남도청 현장 점검 대상이 된 폐기물 종합재활용업체 측에 민원 제기 사실과 현장 점검 일시, 고발 관련 내부 결재 진행 상황 등을 알려주는 등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를 받았다.
다만 법원은 A씨의 행위가 공무상비밀누설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공무상비밀누설죄로 처벌하기 위해선 누설된 내용이 국가의 기능을 위협할 정도로 직무상 비밀에 해당해야 한다는 취지다.
1심 재판부는 "공무상비밀누설죄의 직무상 비밀이란 실질적으로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며 "본죄는 비밀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의 비밀 누설에 의해 위협받는 국가의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과 업체 측 통화녹음에 의하면 피고인이 민원 제기 사실을 말한 부분은 인정되지만 민원인의 실명 및 내용이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공개된 점, 민원인 역시 이를 널리 알리려고 노력했던 점 등으로 미뤄 직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충남도청 환경관리과 역시 부여군청 쪽에 현장 점검 자리에 사업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고 이에 따라 알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정보가 공무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 역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공무상 비밀을 누설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 역시 원심판단이 옳다고 보고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A씨의 무죄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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