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기자회견장에서 국무총리 인선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저와 함께 새 정부의 내각을 이끌어 갈 국무총리 후보자는 한덕수 전 총리"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의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이라며 "정통경제관료 출신으로 통상산업부 차관,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냈다"며 "이후에는 주미대사와 무역협회장을 역임하며 경제, 통상, 외교 분야에서 풍부한 경륜을 쌓아온 분"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3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배석한 가운데 새정부 초대 총리후보로 한 전 국무총리를 지명한 후 퇴장하고 있다. 2022.04.03 photo@newspim.com |
윤 당선인은 "새 정부는 대내외적으로 엄중한 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닦아야 한다"며 "경제와 안보가 하나가 된 '경제안보시대'를 철저히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자는 민관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각을 총괄하고 조정하며 국정과제를 수행해 나갈 적임자가로 생각한다"며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일 잘하는 정부로 민생과 외교안보를 빈틈없이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한 후보자는 상공부 중소기업국장, 대통령비서실 통상산업비서관,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국무조정실장, 재정경제부 장관 등을 역임한 정통 엘리트 경제 관료 출신이다.
그는 또 김대중 정부에서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일했으며, 노무현 정부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진행될 때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으로서 깊숙이 관여했다. 이후 한미FTA 체결 지원위원장 겸 한미FTA 특보를 맡아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주미대사로 3년 동안 일하며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현 대통령)과도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한국무역협회장으로 3년 동안 일했다.
한 후보자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으로 인해 온 국민이 일종의 전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염병에 대한 대응과 대응 과정에서 일어나는 경제, 특히 중소 영세상인과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크다. 세계적인 부품산업의 공급 등이 차질을 빚고 있어 물가가 올라가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것이 민생을 더 어렵게 하는 상황을 가져오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 간의 지정학적 경쟁으로 인한 위협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전염병 대응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 ▲재정건정성 안정화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정과제를 꼽았다.
한 후보자는 중장기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네 가지를 꼽았다. 그는 먼저 "국익외교가 중요하다. 강한 국방의 자강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외교와 국방은 국민들이 영향을 느끼고 이해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국가의 온 노력을 기울여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는 재정건전성이다. 최근 전염병 대응을 위한 엄청난 재정, 금융쪽에서의 확장정책이 계속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매우 불가피하다고 보지만, 중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은 정부만이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대응해야 하는 과제"라고 힘줘 말했다.
한 후보자는 세번째로 국제수지를 꼽았다. 그는 "달러를 중심으로 하는 경화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며 "최근 지정학적 문제 때문에 일어나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단기적으로 국제수지의 적자를 불러오고 있다. 면밀히 검토해서 일정 부분의 국제수지 흑자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생산력이 높은 국가가 유지돼야 한다"며 "교육을 통한 훌륭한 인력과 노동력이 확보돼야 하고, 금융개혁을 통한 양질의 자본, 벤처 자본들이 공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 이외에도 생산력을 높이는 하나의 제도적인 생산성의 근본 요소,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총요소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며 "국민 행복과 직결되는 일자리, 교육, 주택, 의료, 연금 등에 대한 문제도 계속 노력을 해야 하는 과제"라고 역설했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정부의 첫 신임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전 총리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2022.04.03 photo@newspim.com |
윤 당선인은 지난 2일 한 후보자와 3시간 가량 샌드위치 만찬 회동을 하면서 차관 인사를 장관이 하는 '책임장관제'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
윤 당선인은 '차관 인사를 장관과 협의하는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차관 인사까지는 아직 생각을 안 했지만, 검증은 다른 곳에서 하더라고 결국 자기가 함께 일할 사람들을 선발하는 문제에 있어서 장관의 의견을 가장 중시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내각 운영에 있어 책임장관제를 도입하려는 것인가'라고 묻자 "정부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과 총리, 장관, 차관 등 주요 공직자가 함께 일하고 궁극적으로는 대통령이 책임을 지는 것 아니겠나"라며 "가급적이면 가장 가까이에서 일한 분의 의견이 제일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저나 한 후보자의 생각이 같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이 한 후보자를 초대 총리로 지명했으나, 인사청문회를 넘어야 한다. 특히 여소야대 정국에서 172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하지 못하면 총리로 부임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한 후보자는 '도덕성 검증에 문제가 없다고 보는가'에 대한 질문에 "도덕성에 대한 여러 가지 기준을 가지고 있겠지만, 도덕성에 대한 평가는 법적 절차에 따른 인사청문위원회가 최종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라며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윤 당선인의 공약 중 하나인 신흥안보위원회를 국무총리실에 두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모든 부분은 인수위가 면밀히 검토하리라 생각한다"면서도 "경제와 안보가 혼합되는 부분에 대해 좀 더 적시에 올바른 대응을 하기 위해선 전담기능을 가진 위원회가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다만 그런 과정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공급망의 문제, 세계화의 문제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소외계층"이라며 "사회적 약자로 떨어지기 쉬운 분들에 대한 지원대책을 반드시 같이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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