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2차 세계대전이후 최악의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유엔이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달라고 5일(현지시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부차 등지에서의 집단학살을 다루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영상 연설을 통해 "부차에서만 300여명의 민간인 살상됐고, 또 고문 당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수류탄으로 아파트에 있는 민간인들을 살해하는가 하면 탱크로 자동차에 있던 민간인을 깔아뭉개고, 자녀들 앞에서 성폭행을 하고 살해하는 등의 만행을 저질렀다고 고발했다.
그는 "(러시아에 의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전쟁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조용한 노예'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단 학살을 저지른 러시아군과 이를 지시한 자들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와 국제 안보를 지키려는 임무를 규정한 유엔 헌장 1장을 거론하면서 유엔이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단죄하고 전쟁을 멈추기 위해 당장 행동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비토권을 죽음으로 권리를 이용하고 있고 이로인해 안보리는 제대로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안보리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며 묻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보리가 이제 러시아 행위에 대해 모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안보리가 더 효율적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다소 수척해진 모습으로 수염을 기른채 카키색 군복 상의를 입은 채 러시아의 민간인 학살 만행을 폭로하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간절하게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부차와 마리우폴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발견된 민간인 학살의 참혹한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은 두손이 뒤로 묶인 채 무릎을 꿇린 채 살해당하거나, 심각하게 훼손된 채로 흙속으로 던져져 버려지고 거리에 방치된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의 처참한 모습을 담고 있어 회의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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