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되면서 새정부 '경제원팀'의 퍼즐이 완성되고 있다. 금융위원장 유력 후보로 최상목(59)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거론되는 가운데, 가계대출 완화·디지털금융·가상자산업 활성화 등 금융정책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차기 금융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차관은 현재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다. 최 간사는 1963년 서울생으로, 윤석열 당선인의 3년 후배인 서울대 법대 82학번이다. 행정고시 29회 출신으로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 사무국장, 기재부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을 거쳐 대통령 경제금융비서관, 기재부 1차관 등을 역임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이 9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미 대선 관련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현행법상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해서만 지명할 수 있는 만큼, 취임날인 다음달 10일 이후 금융위원장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각 금융위원장, 경제수석 후보 물망에 오른 최 간사와 김소영(55)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모두 인수위 경제1분과 소속으로, 사실상 핵심적인 경제정책 방향 논의는 이뤄지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내정자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경제팀 전체가 원팀이다"라며 경제원팀의 협력을 강조했다.
추경호 내정자가 경제 회복 주역은 정부가 아닌 시장과 기업이라고 강조하고 나선 만큼, 새 금융위원장도 친시장적인 금융정책으로 정책의 결을 같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부 체제에서 금융위원회는 가계대출 규제 완화, 디지털 금융 혁신, 가상자산업 활성화 등 친시장을 지향하는 금융정책으로 노선을 변경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수위에서 부동산가격·가계부채 상승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 당분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현행대로 유지키로 한 가운데, 규제 완화에 대한 본격적인 시행여부에 대한 고민은 차기 금융위원장의 몫으로 돌아갔다. DSR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만 늘릴 경우 실수요자 대출 증가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에 따라, DSR에 전세대출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대출 관련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차기 금융위원장 앞에 놓인 경제현안이다. 현재 코로나19 대출 관련 잠재적 부실채권 규모는 26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자영업자·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만기를 연장하거나 상환을 유예한 대출 잔액은 133조4000억원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중 두 차례 이상 코로나19 금융지원을 받은 차주는 20%에 해당한다.
디지털 금융 혁신, 가상자산업 활성화 등을 위한 규제 완화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추경호 내정자도 "지금 우리 기업은 정부 지원을 기다리기보다는 '정부가 발목을 제발 잡지 마라'고 하는데 거기에 여러 활동을 제약하는 여전히 법령 제도 등이 많다"며 "그래서 그 족쇄를 가급적 빨리 푸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에 회의적인 시각을 견지해온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업 활성화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내부에서는 현재 가상자산 산업 전담 주무부처 지정, 디지털산업진흥원(가칭) 설치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기 정부가 ICO 허용,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등 가상자산업 활성화 관련 공약을 내걸면서 업계 분위기도 사뭇 달라지고 있다"며 "은행의 첫 법인 가상자산 계좌 발급 사례를 비롯해 금융위도 가상자산업 진출을 희망하는 은행 요구사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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