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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캠퍼스 졸업장이 보상?" 한국외대, 학과 구조조정으로 몸살

기사등록 : 2022-04-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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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글로벌캠퍼스 유사·중복학과 12개학과 통폐합
서울캠 "학생들 목소리 없는 학사운영은 죽은 학사운영"
폐과 후 졸업증명서 '서울캠퍼스' 표기 등 두고 반발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한국외국어대가 최근 12개 학과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재학생들이 극렬히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졸속적인 학제 개편이 아닌 교육권을 보장하는 제대로 된 정책 마련을 촉구한다"며 학교 측에 학과 구조조정 재검토를 요구했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박정운 신임 한국외대 총장은 지난달 학과장들을 대상으로 '12개 유사·중복학과 구조조정'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오는 2023년부터 두차례에 걸쳐 서울캠퍼스와 용인 글로벌캠퍼스 간 중복학과 통폐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폐합 대상에 오른 학과는 글로벌캠퍼스 통번역대학 소속 8개 학과와 국제지역대학, 프랑스학과, 브라질학과, 인도학과, 러시아학과 등 12개 학과로 이들 학과는 서울캠퍼스에 유사 학과를 두고 있다.

학교 측은 통폐합 학과 대상자에게 ▲재학생 전원 졸업까지 현재 학과명과 장학금 등 유지 ▲전과 기회 1회 추가 부여 ▲통합 완료시 졸업증명서에 서울캠퍼스 학과명 발급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해당 학과들은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재적 학생이 0명이 될 때까지 유지된다.

이를 두고 재학생들은 "시혜적인 대책"이라며 즉각 반발에 나섰다. 이날 발언에 나선 허예선 중국학대학 학생회장은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이라는 감정에 휩싸인 피해 보상 명목이 서울캠퍼스 학생들에게 또다른 피해를 낳아서는 안된다"며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의 피해는 이원화된 서울캠퍼스의 학위가 아니라 확실히 보장된 학습권으로 보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구성원들이 11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의 일방적인 유사·중복학과 12개학과 구조조정안에 대해 전면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다.2022.04.11 filter@newspim.com

노승우 서양어대학 학생회장은 "학우들의 목소리가 없는 학사 운영은 죽은 학사 운영이고, 허울 좋은 독재일 뿐"이라며 "이러한 갈등의 양상이 지속된다면 서울 캠퍼스와 글로벌캠퍼스 간 부정적 감정이 강조돼 혼란스러운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통폐합 찬성 85% →45%로 줄어 

총학생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과 구조조정안에 찬성하던 학생들이 최근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총학생회가 지난 5일 서울캠퍼스 학생 1677명을 대상으로 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 '유사 중복학과 통폐합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45.7%에 그쳤다. 올해 초 진행한 같은 설문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85%에 달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이 가운데 학생들의 반발이 가장 심한 내용은 구조조정 학과 재학생이 0명이 되는 시점 이후 졸업증명서를 서울캠퍼스 해당 학과명으로 발급한다는 내용이다. 이 문항에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자의 답변이 74.4%에 달했다.

조혜민 말레이-인도네시어학과 학생은 "글로벌캠퍼스 학우들에게 서울캠퍼스 학사를 준다는 것은 통번역 전공생들의 특화 능력을 학교 차원에서 인정하지 않고, 글로벌캠퍼스 학위를 서울캠퍼스 학위보다 하위 학위로 여기겠다는 학교 본부의 공식 입장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 캠퍼스 학생들의 동의없이 보상의 형식으로 학점과 학사를 일방적으로 준다는 것이 총장이 추진하는 계획안인지 의문이 든다"며 "글로벌캠퍼스 교수들의 전임 일자리는 보장하면서 학생들의 학사에는 깊은 고민이 잇었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반발을 이해한다면서 재정적 이유 등으로 통폐합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이번 학과 구조조정은 여러가지 문제가 얽힌 복합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외대는 지난해 2월 교육부가 발표한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에서 전국 45개 학교 중 유일하게 가장 낮은 C등급을 받아 오는 2023년부터 사범대 정원의 30%를 감축하게 된다. 이에 따라 사범대 소속 5개 학과 중 프랑스어교육과, 독일어교육과, 중국어교육과를 외국어교육학부로 통합하고 올해 첫 신입생을 선발했다.

 

filte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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