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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윤석열 정부, 탄소중립 목표 이어가되 대대적 정책전환 불가피"

기사등록 : 2022-04-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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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탄소중립 "실현가능성 떨어져"
원전 감소 반면 석탄·LNG 발전 급증
탈원전 정책 대대적인 수정 불가피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과 2050년 탄소중립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정책이 실제로는 실현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고 민생 압박도 심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 기획위원회(위원장 원희룡)는 '기후·에너지팀'이 관련 부처 업무보고를 분석한 결과, 2021년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에 비해 4.16%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인수위는 원전은 감소한 반면 석탄발전 소폭 증가와 LNG 발전 16% 급증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와 관련, 국가 온실가스정보 종합정보센터는 2022년에도 온실가스 배출이 1.3% 이상 늘어나 총 6억85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원희룡 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4.04 photo@newspim.com

◆ 인수위, 한전 전력구입비 원전 발전량 감소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13조원 증가

인수위는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연말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에서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 온실가스 배출은 사실상 이와 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은 2010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가동률을 낮춘 2017년의 경우 2.5% 증가, 2018년 2.3% 증가세로 반전했다. 원전 가동률이 높아진 2019년 –3.5%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7.5%로 감소했다.

인수위는 전기요금 총괄원가의 80%를 차지하는 한전의 전력구입비는 원전의 발전량 감소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13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5년간 원전 발전량이 줄고(3%p), 기존 설비의 평균 이용률도 줄어 (10.1%p) 재생에너지, LNG발전등 원가가 높은 타 발전원으로부터 전력 구매를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자료=대통령직인수위원회] 2022.04.12 fair77@newspim.com

탈원전에 따른 한전의 추가 비용 발생 원인을 세분화하면, 정비일수 증가 등으로 인한 원전 평균 이용률 저하로 추가구매분 8조 1000억원이 발생했고 이외에 월성1호기 조기폐쇄로 1조5000억원, 신한울 1,2호기 준공의 5년 지연으로 3조 4000억원 등 지출하지 않아도 될 4조 9000억원을 추가 지출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인수위는 한전의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전기료 인상 부담을 대부분 다음 정부로 전가, 한전 부채의 급증과 더불어 갈수록 커다란 민생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인수위에 따르면 한전의 부채는 2016년 49조 9000억원에서 2021년 68조 5000억원으로 18조 6000억원이나 늘었다. 전력 구입비 추가 지불만 없어도 부채를 69.9% 줄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2016년 12조원이었던 한전의 영업이익은 2021년에는 5조 9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문 정권 출범 당시와 비교할 때 17조 9000억원의 영업이익 악화를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상황과 더불어 2050 신재생 에너지 비중 70% 등 문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 리오를 그대로 추진할 경우, 2050년까지 해마다 4∼6%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관계 당국은 내다봤다.

이는 월평균 350kwh의 전기를 사용, 4만 7000원을 내는 4인 가구가 물가상승분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2025년 5만3000원∼5만6000원, 2030년 6만4000원∼7만5000원, 2035년 7만8000원∼10만원의 전기요금을 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추세가 계속되면 2050년의 경우 전기료는 물가 상승분을 제외하더라도 지금보다 5배 이상 오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인수위는 전망했다.

◆ 인수위, 전력부문 넘어 국가경제 전체로도 가중될 것으로 분석

KDI가 2021년 비공개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 2050년 탄소중립 달성시 2030년까지 연평균 0.7% 포인트의 GDP 감소 영향을, 2050년까지는 연평균 0.5% 포인트의 GDP 감소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 측면에서도 전기료 인상을 비롯, 탄소 가격과 생산비용 증가 등으로 상승 압박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인수위 기획위원회(원희룡 위원장)는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목표인 탄소 중립에 한국도 적극 동참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있을 수 없다"며 "그러나 부정적인 경제적 파급효과와 민생 압박을 상쇄하기 위해 정책조합은 대대적으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잠정 결론"이라고 밝혔다.

특히 "탄소중립에 소요되는 비용과 부담주체를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산업계를 비롯, 이해당사자와의 충분한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돼 온 탄소중립은 그 추진 기반이 취약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여러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료=대통령직인수위원회] 2022.04.12 fair77@newspim.com

◆ 인수위, 탄소중립 위한 5가지 정책 방향 제시

기획위원회 기후·에너지팀(팀장 김상협 상임 기획위원)은 실현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해 5가지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할 구체적 방안을 담은 전략보고서를 작성해 당선인에게 직접 보고할 계획이다.

첫째,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조화, 수요관리 강화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탄소중립 에너지믹스 구성과 이를 뒷받침할 전력시스템의 혁신이다.

여기에는 '기술중립' 원칙을 바탕으로 올 상반기, 늦어도 8월까지 그린 택소노미(K-Taxonomy)에 원전을 포함하는 등 관련 제도정비가 수반되며 12월 10차 전력수급계획에 새로운 정책방향이 반영되도록 사회적 의견 수렴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둘째, 녹색기술의 획기적 발전을 위한 R&D 체계의 고도화와 탄소중립형 신성장동력 창출이다. 여기에는 탄소중립 에너지 기술 로드맵에 SMR을 통합하는 것을 비롯해 글로벌 개방형 혁신과 산학연 최고 전문가와 지자체가 참여하는 그랜드 컨소시엄 지원을 비롯, 에너지 혁신 벤처와 녹색 유니콘, 글로벌 인재 육성이 포함된다.

[자료=대통령직인수위원회] 2022.04.12 fair77@newspim.com

셋째, 탄소배출권 제3자 시장 참여확대, ESG 경영의 연계, 세제 보완 등을 통한 녹색금융의 본격화다. 중소기업을 위한 컨설팅과 연계자금 제공, 세금혜택 등 실질적 지원강화와 더불어 '그린 워싱'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엄격한 룰세팅과 민간 주도의 사전 사후 검증 방안도 검토된다.

넷째,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과 '기후에너지동맹'과 글로벌 협력체제 강화다. 파리기후변화협정 6조를 활용한 온실가스 해외 감축분의 구현과 자원 및 기술 스왑 등이 포함된다. 아울러 한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GCF(Green Climate Fund) 와 GGGI(Global Green Growth Institute)의 적극적 활용 전략도 강구된다.

다섯째, 탄소중립-녹색성장 거버넌스의 전략적 재구성이다. 지금까지 탄소중립을 이끌어온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위원구성의 편향성과 효율성 결여 등 문제가 모든 관련부처에서 제기됐다.

미국의 경우 백악관에 글로벌기후팀(존 케리 기후특사)을 비롯, 최고의 인재로 구성된 다양한 기후정책팀을 두고 차세대 청정에너지와 과학기술은 물론 국가경제와 안보관점에서 기후에너지 정책을 이끌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기획위원회는 기후에너지 자문그룹의 작업결과를 종합, '국민을 위한 탄소중립 전략보고서'를 작성중이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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