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12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돼 혼선을 빚고 있는 나이 계산법을 '만 나이'로 통일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만 나이로 기준을 통일하는 방향이 합리적이라고 보면서 일부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하위 법령등을 통해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는 보도자료를 통해 "법적·사회적 나이 계산법이 통일되지 않아 국민들이 사회복지서비스, 행정서비스를 받거나 계약 체결할 때 혼선·분쟁이 지속돼 불필요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발생했다"면서 '만 나이 통일은 국민 생활의 혼란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박순애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은 만 나이 통일 추진 방향과 시기에 대해 "민법과 행정 기본법에 나이 규정을 넣는게 현재로서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내년 초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4.10 photo@newspim.com |
그동안 국내에서 법적·사회적 기준 마련을 위해 나이 계산법을 사용할 때 '만 나이', '연 나이', '세는 나이' 등 여러 기준들이 사용돼 혼란을 빚어왔었다.
연 나이는 현재 연도에서 태어난 연도를 빼는 나이 계산법이며 세는 나이는 한국식 나이 셈법으로 태어나자마자 한 살로 시작해 새해를 기준으로 나이 한 살을 더 먹는 계산 방식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1962년부터 민법 등에서 공식적으로 만 나이를 쓰도록 하고 있으나 일부 법에서는 연 나이가 적용되기도 하고 일상 생활에서는 세는 나이를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술·담배 구매 가능 연령 기준으로 쓰이는 청소년보호법 제2조 제1호에서는 청소년의 기준을 만 19세 미만으로 규정하면서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고 명시해 연 나이를 사용하고 있다.
병역의무의 이행시기를 규정한 병역법 제2조 제2항도 해당 연령이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로 정하고 있어 만 나이가 아닌 연 나이를 사용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한 취학, 징병, 복지 관련 분야에서는 만 나이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개인의 생일에 따라 적용 기준에 차이가 발생해 효율성이 떨어지다보니 연 나이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양한 나이 계산법이 있음에도 기준을 정확하게 명시하지 않다보니 갈등이나 혼란이 빚어지는 경우가 생겨났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경우 30세 미만에게 접종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두고도 만 나이인지 등을 두고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었다.
자동차 보험 특약을 놓고 약관에는 만 나이로 명시했지만 가입 안내문에 이에 대한 별도 설명을 두지 않아 분쟁이 벌어지는 경우도 발생했다.
노동협약 등에서 나이 기준을 놓고 법정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남양유업에서는 단체협약에 56세로 명시된 임금피크제 적용 나이 기준을 두고 '세는 나이'인지 '만 나이'인지 두고 노사가 다툰 바 있다. 결국 지난달 대법원은 만 55세로 해석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공약에서 만 나이로 법적·사회적 기준을 통일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앞서 국회에서는 연령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한 법안들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법안 통과가 무산됐었다.
하지만 만 나이로 기준을 정하더라도 일부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소아 코로나19 백신 접종 기준을 놓고 만 나이와 연 나이 중 어떤 것을 적용할지를 두고 논란이 빚어졌었다. 결국 만 12세 이상에게 성인과 같은 용량의 백신을 접종하도록 했는데 이로 인해 같은 2010년생임에도 생일이 지났는지의 여부에 따라 다른 백신을 맞게 돼 혼선이 빚어졌다.
이외에도 청소년보호법 등의 연령 기준이 만 나이로 정해질 경우 같은년도 출생자임에도 개인의 생일에 따라 음주나 흡연 가능 여부의 차이가 발생해 형평성 논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만 나이로 기준을 통일하는 방향이 합리적이라고 보면서 일부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하위 법령등을 통해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만 나이로 기준을 통일하면 나이 관련 기준을 놓고 빚어진 혼란이 줄어들 수 있어 합리적인 조치로 보인다"면서 "정교하게 나이에 대한 카운팅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일부 문제가 나올 수 있지만 이는 감수할 수 있고 추후 조율을 통해 기준을 만드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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