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항공업계가 몽골 노선 운수권 배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인천 운항이 가능한 모든 항공사들이 운수권을 신청해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 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해당 항공사에 배분이 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지역·화물 항공사 제외 모두 운수권 신청…성수기 탑승률 90%, 관심 ↑
14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부분 항공사가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을 신청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에어프레미아 등 8곳이다. 인천공항 운항이 불가능한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와 화물 항공사인 에어인천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가 몽골 노선을 운항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항공사들이 몽골 노선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대표적인 알짜 노선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25년 간 대한항공이 노선을 독점 운항하다 2019년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운항을 시작하며 운임이 10~20% 정도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수요에 못미치는 좌석 공급으로 탑승률이 높아 수익성이 크다는 게 강점이다. 2019년 기준 탑승률은 평균 84%, 성수기는 90%에 달한다.
이번에 운수권이 배분되면 6~9월 성수기에 주 2500석이 추가로 늘어난다. 편수 기준 9회를 늘리는데, 복수의 항공사에 편수를 배분할 가능성이 높다. 성수기 기준 기존 2500석에서 공급이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미 운수권을 가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저비용항공사(LCC)가 9회 운수권을 나눠서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이 운수권을 받으면 운임은 추가로 10~20%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고려할까 노심초사…"불확실성 큰데, 소외시키면 안 돼"
문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이들 계열사에게 운수권이 배분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사 합병이 마무리되면 몽골 노선의 양사 경쟁구도가 다시 독점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겠냐는 우려다.
해당 노선에 이미 취항하고 있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외에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판단이 작용하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상대적으로 운수권 배분에서 유리한 위치가 된다.
하지만 이들은 양사 합병이 아직 불확실한 상황에서 운수권 배분에서 소외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영국, 호주 등 6개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내 합병 심사 마무리가 불투명한 데다 이후 합병 과정 역시 최소 2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합병에 대한 판단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2년 간 위기를 견디고 운항 재개를 본격화해야 하는 시기에 운수권 배분에서 소외되면 항공사 간 자유로운 경쟁이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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