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증권사들이 올해부턴 부진한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잇따라 금리가 인상되고 있는데다, 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면서 주식거래량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 빅5 증권사의 올 1분기 총 순이익 추정치는 972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기간 35% 감소한 수치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1분기 추정 순이익이 20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29.9% 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순이익 2761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31.2% 감소할 것으로, 삼성증권은 순이익 1783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38.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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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은 올 1분기 순이익 1473억원으로 전망되면서 가장 많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보다 42.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영향으로 최근 NH투자증권에 대한 목표주가가 내려가기도 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의 1분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가 109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외 시장금리금리의 상승에 따라 외화채권 중심으로 수익이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실적부진 원인은 금리인상과 대외 악재인 미국의 긴축재정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증시가 출렁이자 자금이 대거 이탈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국내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1조10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20조1036억원) 대비 44.74% 감소한 수치로 1년 동안 거래대금이 절반 가량 급감했다.
여기에 최근 금리인상으로 채권가격이 하락하자 증권사들의 채권운용 손실도 발생해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지난해 11월에 이어 전날 0.25%포인트 올리면서 현 기준금리는 1.50%가 됐다. 금리상승은 증권사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한다.
이렇다 보니 올 들어선 증권사들이 수익 상당 부분을 위탁매매 거래대금이 아닌 기업금융(IB)나 부동산PF, 해외대체투자 등 다른 사업부문에서 만회하려 하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 가능성을 감안할 때 부동산PF, 채무보증 등 IB부문에 대한 회복 기대감이 남아있다"며 "채권평가손실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겠지만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듀레이션 관리 노력으로 영향을 일정부분 축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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