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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 전기차 공장 잡아라'…SK온·삼성SDI·CATL '각축'

기사등록 : 2022-04-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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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E-GMP 1‧3차 수주 이력...조지아공장 '선증설'
삼성SDI, 최윤호 사장 최근 미국 투자 가능성 언급
CATL, E-GMP 2·3차 연이어 선정…첫 북미 공장 신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신설 투자를 연내 결정키로 예고하면서 배터리 공급사로 어느 업체가 선정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온, 삼성SDI와의 협력설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 미국 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를 위해서는 연내 생산공장 신설 부지를 확정하고, 내년 초에는 공장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도 공장 착공부터 납품까지 2년 반에서 3년이 소요돼 전기차 공장과 비슷한 속도로 선정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 실제 현대차와 배터리 업체 간의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22 뉴욕오토쇼' 참석 차 지난 13일 뉴욕을 찾아 뉴욕특파원단과의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미국 내 전기차 공장 신설과 관련해 "연내 투자를 결정하겠다. 액션 플랜을 짜고 있다"며 현재 북미 전기차 공장 신설을 위한 작업이 진행 중임을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이 뉴욕 특파원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생산은 속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2025년부터 미국 내 생산비중 75% 이상을 달성해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북미무역협정(USMCA)'이 발효되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차는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2025년까지 미국에 총 74억 달러(약 9조800억 원)를 투자해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생산공장 착공부터 완공까지 최소 2년에서 3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계산하면 늦어도 내년 초에는 전기차 생산공장의 첫삽을 떠야 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연내 부지 선정 완료 계획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면서, 정 회장이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미국 순방길에 오른 것이 미국 내 전기차 생산 공장 신설 부지를 직접 살펴보기 위한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와 동시에 현대차와 국내 배터리 업체 간의 협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 생산공장 완공에 맞춰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가 공급돼야 하는데 배터리 생산공장도 착공 후 제품 생산까지 2년 반에서 3년의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관련 전기차 생산공장 관련 의사결정과 함께 배터리 업체 선정도 이뤄져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25년 납품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삼성SDI는 미국 내 배터리셀 공장을 신설해야 하니 내년 초까지는 확정돼야 한다"며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은 단독공장인 조지아공장과 홀랜드공장에 해당 생산라인을 추가할 수 있으니 조금 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배터리 공급 논의를 거쳐 MOU를 맺고, 6개월 후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면서 "연말, 늦어도 내년 초 계약을 하려면 상반기 내에는 MOU를 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 건설 중인 전기차배터리 공장. [제공=SK이노베이션] 2020.01.16 yunyun@newspim.com

현대차는 그간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납품회사를 2곳으로 분산해 선정해 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SK온을 필두로 삼성SDI, 중국 CATL 등이 함께 언급되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차와 SK온 간의 돈독한 협력관계와 SK온의 미국 조지아공장의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를 배경으로 양사의 협력 가능성을 특히 높게 보고 있다.

현대차는 SK온을 자사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용 배터리 공급사로 1차, 3차에 연이어 선정했다. 1차에서는 단독공급사로, 3차는 중국 CATL과 공동 공급사로 택했다. 이후 3차 납품 계약에 포함될 예정이던 아이오닉7 물량도 SK온을 택했다.

여기에 SK온은 미국 내 단독 배터리 공장인 조지아공장에서 '선(先) 수주 후(後) 신·증설' 전략을 깨고 선증설에 힘을 쏟고 있는데, 이에 현대차와의 협력을 염두에 둔 증설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난해 현대차와 애플 협력설이 나왔을 때도 조지아주의 기아차 생산공장-SK온 배터리공장이 거론됐다.

CATL과 삼성SDI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현대차와 CATL의 관계는 국내 배터리 업계를 긴장시킬 정도의 수준이다. CATL는 E-GMP 2차, 3차 공급사로 연이어 선정됐는데 3차에서는 공급사로 함께 선정된 SK온보다 더 많은 납품 물량을 확보했다.

지난달 CATL이 50억 달러(약 6조 원)를 투자해 첫 북미 공장을 짓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에 공장을 둔 완성차 업체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도 그중 한 업체로 꼽힌다. CATL 경영진은 공장 부지를 물색하기 위해 지난달 초 현지를 직접 방문하면서 공장 신설설에 힘을 실었다.

현대차와 삼성SDI의 협력은 아직 이뤄진 적이 없지만 시간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20년 5월 정의선 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하면서 두 회사가 손을 잡는 그림이 더는 어색하지 않게 됐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완성차업체인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합작공장을 짓는 것 외에도 미국 내 거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중장기 사업전략에 따라 (삼성SDI) 자체 캐파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아직 전기차 공장 부지도 확정되지 않아 언급이 조심스럽다"면서도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되기 위해 각 업체들이 전력을 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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