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에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시름하는 가운데,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각국의 긴축 노력에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캐나다와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20여년 만에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선 가운데 미국도 5월 비슷한 조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급격한 금리인상이 경기 침체를 유발한 것이란 이른바 'R'의 공포가 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 자료=CNBC] 2022.04.19 koinwon@newspim.com |
향후 경기와 물가에 관한 전망을 반영하는 미국의 장기금리는 전날 한때 2.88%까지 뜀박질하며 3년 만에 최고치를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미 증시의 나스닥 지수는 올해에만 15.8% 비트코인 가격은 11.17% 빠지는 등 금융시장에도 리스크 회피 분위기가 만연하다.
미국 경제가 향후 1~2년 이내에 침체에 빠질 것이란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 골드만삭스 "미 경제 2년내 침체 확률 35%"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는 미국에서 2년 내 경기 침체가 일어날 확률을 35%로 진단했다. 이달 초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주요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치는 27.5%보다도 높게 봤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을 크게 높이지 않으면서도 금융 여건을 긴축해 인플레이션 목표(2%)와 일치하는 속도로 임금 상승세를 둔화시키고 구인 일자리 수와 구직자 간 차이를 줄이는 것이 연준의 주된 과제"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일자리는 남아도는데 구직자는 모자라는 상황은 역사적으로 경기 침체기에나 해소됐다면서 연준이 이른바 '연착륙'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지적했다. 또 향후 1년 내 미국 경제의 침체 확률은 약 15%에 이른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일 산업계와 학계, 금융계의 경제전문가 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향후 1년 내에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경제 전문가들의 비율이 28%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였던 지난 1월의 18%보다 10%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 WB, IMF도 세계 성장률 전망치 잇따라 하향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타격을 우려하며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1% 포인트 가까이 하향 조정했다.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18일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4.1%에서 3.2%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의 경제 성장률이 4.1%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번 하향 조정의 주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식품, 에너지 비용의 급등도 글로벌 경제 성장의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국제 원자재·식량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 각국의 긴축 등을 이유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조정의 하향 조정을 예고한 상황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 14일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경제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며 이번주 예정된 IMF와 세계은행 춘계 총회에서 세계 경제의 86%를 차지하는 143개 국가의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앞서 IMF는 지난 1월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4%로 발표했다. 직전인 지난해 10월 전망(4.9%)보다 0.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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