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온라인 주문만 하다가 오랜만에 직접 장 보러 나오니 좋네요."
정부의 거리두기 전면 해제 조치 첫날인 지난 18일 저녁. 한 대형 마트 매장에선 장을 보러 나온 손님들로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편의점 대신 대형마트에 방문해 물건을 구입하는 등 방역 조치 완화로 소비 심리가 기지개를 켜면서다.
정부의 방역 방침 변화를 반기는 사람이 많다. 이날 밤 9시경 서울시 양천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 신선식품 코너에서 만난 김 씨는 "밤 11시까지 마트가 열어 너무 좋다"며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한참 기다려야 하는 데 마트에 오면 다양한 간편식을 구매 할수 있고 저녁 한 끼를 해결하기도 좋아 편리하다"며 계산대로 걸음을 재촉했다.
밤 10시 30분경까지 근무하고 있던 점주 A씨는 "근무 시간이 길어져 피로감도 살짝 있지만 오랜만에 늦게까지 매장에 손님들이 찾아오니 코로나19도 거의 다 지나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 중랑구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만난 최현아(가명·32) 씨는 "편의점에도 단품으로 채소와 과일을 살 수 있지만 별로 신선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소량으로 다양한 종류의 신선식품을 구입할 수 있는 마트에 4일에 1번꼴로 온다"며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소비자의 쇼핑 패턴도 변했다. 쇼핑객 대부분이 신선코너에 몰려 있었다. 이날 마트에서 만난 30대 주부는 "신선식품은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사는 게 더 마음이 놓이는데 온라인은 직접 볼 수가 없다"며 "밤늦게까지 마트가 열려 야식을 만들다 필요한 재료를 사러 온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18일 저녁 8시 경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가 쇼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2.04.19 aaa22@newspim.com |
이에 대형마트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4월 한달간 창립 22주년 할인 행사 중이다. 홈플러스도 제품을 반값으로 깎아주는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거리두기까지 사라지며 더 인파가 몰릴 것으로 기대한다. 이마트는 건강기능식품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이고 있었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가 마스크 의무 착용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조치가 해제되면서 오프라인 마케팅도 활기를 찾고 있다"라며 "물가 상승에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녹일 다양한 행사를 기획 중"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서울시 마포구와 양천구 중랑구 등에 있는 대형마트 5곳은 대대적인 세일에 돌입한 모습이다. 프리미엄 마트나 창고형 할인마트도 취급 상품 가격 낮추는 등 소비심리를 살릴 행사 열고 있다. 이날부터 정부는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뿐 아니라 사적 모임·행사·집회·종교시설 인원 제한 등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전면 해제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매출이 전년대비 5% 신장했다.
프리미엄 제품을 취급하는 대형마트는 주변에 있는 일반 지점과 비슷한 가격대로 식자재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이날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프리미엄 식품을 취급하는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양상추 1봉 가격은 1990원이었다. 5000원짜리 와인도 전단에 실려있었다. 이 외에도 이곳에 따로 구성된 '제로 존' 코너에선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포장지가 손상된 제품을 중심으로 20~30% 할인 딱지가 붙어 있었다. 서울시 양천구에 있는 마트는 최근 리뉴얼을 마치고 큰 폭의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고급 호텔 숙박권과 놀이동산 이용권 등을 내건 경품 행사를 진행 중인 곳도 있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외부 활동 빈도가 잦아지는 시기에 맞춰 수영복과 등산용품 등 야외 활동과 관련된 상품군을 확대하고 외부 행사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25일부터 시식행사 금지가 해제되는 만큼 시식 행사 재개를 통해 매출을 끌어 올릴 방침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중장년층까지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사는 등 비대면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시식·시음회를 재개하거나 매장에서 여러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는 등 대면 서비스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