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넷플릭스의 가입자 감소 쇼크가 국내외 증시에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해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성장주가 급락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K-콘텐츠 관련주가 이틀째 맥을 못 추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넷플릭스발 악재가 콘텐츠 투자 확대로 이어지며 국내 콘텐츠 제작사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0분 현재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44% 빠진 9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1%대 하락세를 보이다 낙폭을 줄인 모양새다. 국내 대표 콘텐츠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전날에도 장중 6%까지 하락했다가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며 1.95% 하락 마감했다.
이 밖에도 스튜디오산타클로스(-3.76%)와 위지윅스튜디오(-2.66%), 초록뱀미디어(-2.10%), 제이콘텐트리(-0.77%) 등이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입자 감소로 30%대 주가 폭락을 보인 넷플릭스의 여파가 국내 콘텐츠 제작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넷플릭스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넷플릭스는 현지시간으로 20일 장 마감 이후 1분기 가입자수가 2억2164만명으로 지난 4분기 대비 20만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250만명이 늘어나리라 예측했던 기존 가이던스를 한참 하회한 수치다.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 감소는 11년 만에 처음이다. 러시아 서비스 중단으로 약 70만명의 가입자를 잃은데 이어 구독료 인상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 주가는 발표 당일 시간외거래에서 25.73% 급락한 데 이어, 전날 본장에서도 전 거래일 대비 35.12% 급락하며 226.19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18년 1월 이후 4년 3개월 만의 최저치다. 넷플릭스의 가입자수 감소는 OTT 플랫폼 시장의 성장 둔화로 간주되며 피어그룹(로쿠, 월트디즈니, 워너브로스)의 주가도 끌어내렸다.
시장에서는 암울한 2분기 가입자 전망이 충격을 키웠다고 분석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2분기 가이던스를 내놓으며 전분기 대비 200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 시장 컨센서스가 약 240만 명 순증을 기대하고 있어서 추가적인 눈높이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며 "우려를 가중할 만한 실망스러운 가이던스까지 더해져 당분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OTT 플랫폼의 가입자수 감소가 국내 콘텐츠 제작사에는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경쟁사와 차별화되기 위해 콘텐츠 개선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최 연구원은 "성숙기에 접어든 북미 시장보다는 해외 지역에서 중장기 성장을 보고 있는 만큼 비영어 작품에 대한 투자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최근 넷플릭스의 성공작 가운데 한국 작품 비중이 높은 점도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낮고 유일하게 유료가입자가 순증하는 지역에서 가장 압도적은 콘텐츠 경쟁력을 가진 한국 드라마 제작사의 고성장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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