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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창용 신임 한은 총재의 성패, '소통'에 달렸다

기사등록 : 2022-04-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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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정식 취임…8년만의 외부출신
우크라 전쟁‧인플레‧연준 긴축 등 불확실성↑
금리인상‧가계부채‧경영‧언론 등 소통 강화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정식 취임하면서 앞으로 4년간 '이창용호(號)'가 닻을 올리게 됐다. 8년 만에 외부 출신 총재가 임명된 만큼 한은 내외부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이 총재 취임과 동시에 한국 경제는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상황에 놓여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긴축,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 등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금융증권부 이정윤 기자

신임 총재에게 많은 것들이 요구되지만 무엇보다도 '소통'이 필요한 시점으로 생각된다. 우선 이 총재는 향후 금리인상에 대비해 시장에 신호를 충분히 줘야 한다. 미 연준은 올해 회의에서 매회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이 중 1~2번은 0.25%포인트(p) 넘게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빅스텝'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도 연말까지 기준금리 연 2% 이상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물가가 예상보다 더 오르거나,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더 빨라진다면 앞선 예측도 무용지물이다. 여러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경제주체들의 혼란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금리인상과 관련한 충분한 소통이 요구된다.

19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도 그가 풀어야 할 난제다. 금리인상기에 대출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서민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금리인상으로 이미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에 도달했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를 목전에 두고 있다. 청문회에서 이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는 한은의 금리정책만으로는 불가능 해 범정부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구조·재정·취약계층 문제 등을 고려해 종합적 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부와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

한은 내부 경영 쇄신도 시급하다. 한은은 지난 2020년 맥킨지앤컴퍼니로부터 받은 컨설팅 결과, 조직 건강도가 100점 만점에 38점으로 낙제점 수준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젊은 층이 숨막힐 정도로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조용한 절간에 빗대어 '한은사(寺)'라는 웃지 못할 별명도 생겼다. 떨어진 위신을 바로 세우기 위한 한은 임직원들과의 소통도 절실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언론과의 소통에도 힘써주길 바란다. 코로나19 발생 이후로 한은은 총재, 금융통화위원과 기자들의 티타임, 오찬 등을 전면 취소해오고 있다. 금통위원들의 외부강연도 중단됐다. 이 때문에 이주열 전 총재도 기자들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간담회 때에 나오곤 했었다. 또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금통위원들의 소통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나오며 다시 '비밀주의'로 회귀하는데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신임 총재는 기자들과 공개적이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소통을 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앞으로 이 총재가 다양한 주체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꽉 막힌 우리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바라본다.

 

j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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