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이윤애 정승원 기자 = 중국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산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중국산 원자재의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관련 산업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상하이는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라 한 달째 봉쇄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중국산 부품을 수입하는 국내 제조업체들의 피해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 로이터= 뉴스핌] 주옥함 기자= 코로나 봉쇄령으로 텅 빈 중국 상하이 거리의 모습. 2022.04.04.wodemaya@newspim.com |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무역협회,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통계를 바탕으로 조사한 '한·미·일 대중국 수입의존도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부품·소재의 중국 수입의존도는 한국이 29.3%로 일본(28.9%), 미국(12.9%)보다 높았다.
여기에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수입 품목 1만2586개 중 중국 의존도가 80% 이상인 품목은 한국이 1850개로 503개의 미국이나 438개의 일본보다 많았다.
이에 자동차산업은 물론 대(對)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들은 중국 봉쇄가 길어지면서 피해 역시 커지는 모습이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의 신경망으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네스(배선뭉치)' 수급의 어려움으로 감산에 돌입한 상태다. 이에 현대차 팰리세이드, 아반떼는 물론 기아 K8, 쏘렌토, 스포티지 등도 감산됐다.
여기에 중국에서 공급받던 '에어백 컨트롤 유닛(ACU)' 수급에도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지난 18일부터 제네시스 생산 라인을 빈 컨베이어벨트를 돌리는 '공피치' 운영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국 봉쇄로 인한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뿐만 아니라 원자재 수급의 문제로 생산 차질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철강업계는 중국 봉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다. 다만 봉쇄가 길어질 경우 철강가격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코로나19 차단을 목적으로 봉쇄한 후베이성 탕산시는 중국의 철강 생산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봉쇄가 장기화되면 철강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탕산시에 자동차 강판 공장을 건설 중으로 파일 작업을 진행 중인데 부분 봉쇄에 따른 자재 반입이나 인력 출입 통제 등 일부 영향을 받고 있다"며 "탕산시 봉쇄가 장기화되면 철강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들이 수출선적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 |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석유화학업계도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상하이와 자동차로 두 시간 가량 떨어진 우시에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이다.
우시가 봉쇄 수준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상하이항을 통해 원부자재를 수급하고 있어 일부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당국의 지원으로 당장 공장 가동에 큰 차질은 발생하고 있지 않다. 중국 당국은 반도체 관련 부품 배송이 제때 이뤄질 수 있도록 빠른 통관을 지원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상하이 봉쇄 영향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지만 현재 우시 공장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며 "본사 차원에서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에 판매법인이 진출해 있는 LG디스플레이도 재택근무로 전환하며 당장 큰 영향은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봉쇄된 도시들과 자사의 공장 간에 거리가 있어 아직까지는 괜찮다"며 "예의주시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상하이 항해 등이 막히면 다른 항구 물류 쪽으로도 캐파 변동, 운송비 상승 등 영향이 생길 수 있다"며 "내륙 간에도 육로로 이동하는 것도 연쇄적으로 빡빡해질 수 있어 상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 역시"중국이 코로나로 인해 상해 등이 막히는 상황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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