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가 대규모 인재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고급 인재가 곧 미래 경쟁력'이라 외치며 또 한 번 파격적인 채용 조건을 제시했다고 펑파이(澎湃) 등 복수 매체가 26일 보도했다.
화웨이는 25일 '천재 청년'이라고 명명한 글로벌 인재 모집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모집 공고에 따르면 출신학교 및 학력 조건이 사라졌고, 디지털·컴퓨팅·물리·소재·반도체·스마트 제조·화학 등 분야 관련 공로 및 기술력을 갖춘 인재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과학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성과(논문·특허)를 냈거나 국제 대회 입상 경력이 있는 지원자에게는 가산점이 주어진다.
화웨이는 또한 정식 채용된 '천재 청년'에게는 유수의 지도교수와 함께 세계 정상급 과제를 연구할 수 있도록 모든 자원을 지원하고 특히 '최대 5배'에 달하는 연봉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재 청년' 프로젝트는 화웨이 창립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 발언에서 착안한 것이다. 런 회장이 앞서 2019년 "화웨이가 이 세계를 끌고 나가야 한다. 세계 최고의 선진이 된다면 우리가 곧 표준이 되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모여들 것"이라면서 "올해(2019년) 전 세계에서 천재 청년 20~30명을 채용하고 내년에는 채용 규모를 200~300명으로 늘리고 싶다. 천재 청년들은 미꾸라지처럼 우리 조직을 이리저리 파고들며 우리 팀을 활성화시킬 것"이라 말한 것이 프로젝트 탄생의 배경이 됐다.
화웨이는 이력서 선별과 필기시험, 런 회장 면접을 포함한 5차례 면접을 거쳐 천재 청년을 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재 청년에 대해서는 3개 등급으로 나뉜 연봉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1등급 연봉은 182만~201만 위안(3억 4920만~3억 8558만 원), 2등급 연봉이 140만 5000~156만 5000 위안, 3등급 연봉이 89만 6000~100만 8000 위안이다.
[사진=펑파이(澎湃)] |
미중 갈등의 최대 '피해자'가 된 화웨이는 미국 제재 영향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인재 영입 규모를 늘리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는 것 역시 기술 경쟁력 강화 노력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화웨이 궈핑(郭平) 순환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2021년 실적 보고회에서 "화웨이는 최근 2년간 2만 6000명의 우수 인재를 채용했고, 이중 300여 명이 '천재 청년'이다. 올해는 대학졸업 예정자 채용 규모를 1만 명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면서 "우수한 인재가 있어야만 화웨의 현재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화웨이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과학 연구개발(R&D) 부문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2019년 이후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하기 시작하면서 2012년 13.2% 수준이었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2020년 15.9%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매출이 전년보다 28% 감소하며 6368억 위안에 그쳤지만 R&D 투자액은 220억 달러에 달하며 매출 대비 R&D 비중이 22%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R&D 인력도 크게 늘어 지난해 R&D 사업 부문 직원 수는 전체 19만 5000여 명 중 55% 가량인 10만 7000여 명에 달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R&D 직원 수 6만 명보다 4만 명 이상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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