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지난 1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거둔 은행들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새 정부의 소상공인 금융지원안이 은행들에 상당 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 가산금리 조정을 통한 금리인하 압박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해 현금 지원안과 함께 금융지원안도 발표했다. 금융지원안은 소상공인 대출의 금리 부담을 낮추고 과잉 부채는 줄여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소상공인이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받은 대출을 은행 대출로 전환해 금리 부담을 줄여주는 은행권 대환과 이차보전 지원안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이 2금융권에서 빌린 자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6000억원 수준이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과학적 추계 기반의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한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2022.04.28 photo@newspim.com |
이번 금융지원안 뿐 아니라 은행들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리인하 압박에도 직면한 상태다.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국민의 힘 의원)은 지난 25일 시중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대출금리에 붙는 가산금리의 적정성을 문제삼으며 대출금리 인하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윤 위원장은 "은행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여유가 있는 만큼, 은행권이 서민들과 중소상공인을 생각해 새 정부의 금융지원방안에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하면서 가산금리도 적정한지 살펴봐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금융감독원도 윤 당선인의 공약인 예대금리차(예금 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공시와 가산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에 나설 전망이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다음 달 초에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가산금리 투명성, 예대마진 공시제도 등을 언급할 예정이다. 인수위와 금감원은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도입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필요하면 가산금리 적절성 검토와 담합요소 점검까지 추진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위기 초기부터 네 차례에 걸쳐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연장해온 은행들 입장에선 새 정부의 추가 정책과 정책 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환 대출의 경우 규모가 크지 않아 은행의 실질적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비밀인 가산금리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은행들이 숨을 죽이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은행권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의 10%에 육박하는 3조20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사업을 통해 사회환원에 앞장서왔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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