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오는 30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둔 가운데 검찰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제재를 우려하고 나섰다.
앞서 OECD 뇌물방지작업반 의장이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해 뇌물방지협약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 만큼 국가 신인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022.04.26 pangbin@newspim.com |
대검찰청은 29일 '검찰청법 개정안(본회의 수정안)의 문제점'이 담긴 자료를 배포하고 "검찰이 수사하던 6대 범죄 중 4개 범죄(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 권한을 삭제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은 OECD 뇌물방지협약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OECD 뇌물방지작업반 의장 드라고 코스는 최근 대한민국 법무부에 검찰청법 등 개정 논의에 우려 서한을 보내고 국내 언론과 인터뷰했다"며 "개정안을 면밀히 검토 후 대한민국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고 밝혔다.
1997년 마련된 뇌물방지협약은 44개국의 국제무역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국제상거래에서 외국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이 골자다. 대한민국은 1997년에 가입했다.
대검은 "개정안에서 삭제되는 4개 범죄군은 모두 부패범죄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범죄임에도 4개월 뒤 검찰의 수사권이 일제히 사라지는 점과 나머지 2개 범죄군에 대한 검찰의 수사개시권도 한시적인 것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해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뇌물방지작업반 의장 명의로 정부와 국회에 협약 미이행 등에 대한 항의와 이행을 촉구하는 서면을 발송할 수 있다"며 "2016년 OECD 소속 한 국가에서 판사와 검사의 권한 남용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하는 반부패법 개정안이 하원을 통과됐는데 협약 이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제기돼 의장이 항의 서한을 발송한 사례가 있다"고 제시했다.
뇌물방지작업반 고위급이 대한민국을 직접 찾아 실사하거나 협약 이행 여부를 재평가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특히 "뇌물방지작업반의 제재 사례는 모두 인터넷에 공개돼 국가 신인도 하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검은 공직자·선거범죄 등 주요 범죄에 대한 검찰의 수사 기능을 박탈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사의 영장 청구권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헌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공직자와 정치인을 일반 국민과 차별 해 헌법상 평등원칙 위반 소지도 있다고 봤다.
그간 검찰 수사의 공정성·중립성 논란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던 방위사업 범죄와 대형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도 금지해 국가적인 수사역량이 사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 개시 검사의 기소를 금지해 부실 기소 논란을 초래하고 직접 수사부서 현황을 국회에 의무적으로 보고하게 해 행정 각부의 운영에 과도하게 관여하는 문제가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기 전에 여러 문제에 대해 여야와 유관기관이 모두 함께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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