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인플레이션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경기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으면서도 물가를 잡아야 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딜레마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2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7.5%(예비치) 뛰어 1997년 통계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3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7.4%에서도 상승세가 한층 강화됐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유로존에서 에너지 가격은 4월 전년 대비 38% 오르며 3월의 44.4%에 비하면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러시아 제재와 이에 대응한 러시아의 가스·원유 공급 감소 등이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렸다.
앞서 27일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은 러시아 루블화로 상품 대금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가리아와 폴란드에 대한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해당 조치는 러시아가 조만간 유럽 다른 국가에도 가스 공급을 중단할 것이란 우려를 키웠다.
시장조사기관 게이브칼은 가즈프롬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특히 높은 독일에 대한 가스 공급도 끊는다면 "이에 따른 경제 효과는 재앙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역시 러시아가 이탈리아에 대한 모든 에너지 공급을 전면 중단할 경우, 올해 이탈리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 가스공급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러시아산 가스 공급 중단은 제품 생산을 위해 러시아산 에너지에 의존하는 기업뿐 아니라 가정에도 상당한 여파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석유화학그룹인 OMV의 알프레드 스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EU가 단기적으로 러시아산 가스의 대안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유럽이 러시아 가스 흐름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유럽의 산업과 가정에 가스를 공급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1분기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2%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2년 1분기 GDP 데이터가 발표된 EU 회원국 중에서는 포르투갈(+2.6%)이 전분기 대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오스트리아(+2.5%), 라트비아(+2.1%) 등이 뒤를 이었다. 스웨덴(-0.4%)과 이탈리아(-0.2%)에서 GDP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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