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의 특별사면복권 조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그룹이 최근 '바이오·헬스케어·미래 모빌리티'를 신성장동력으로 선포한 가운데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면 글로벌 기업과의 인수합병(M&A)이나 투자에 속도를 낼 수 있어서다. 무엇보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롯데 입장에서 중대한 터닝포인트가 될 수 것이란 전망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특별사면 단행을 검토하면서 신동빈 회장의 사면 복권 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신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최근 경제계가 청와대와 법무부에 사면 복권을 요청한 대표적인 경제인이다. 신 회장은 롯데 수사, 국정농단 수사와 관련해 지난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
가석방 상태인 이재용 부회장과 달리 취업제한 대상자는 아니기 때문에 주요 사업 결정과 해외 출장 등 경영상 제약은 크지 않다. 다만 경제계는 신 회장과 같이 글로벌 영향력이 큰 경제계 인물이 최근 저성장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요소수 대란 때 일본 내 인맥을 활용해 일본산 요소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사면 복권을 요청한 경제5단체는 "코로나19,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국가 경제 위기 상황에선 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업인들의 헌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과 코로나19 장기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시점이다. '바이오·헬스케어·미래 모빌리티'를 신성장동력으로 공식화한 상황에서 사면이 이뤄지면 M&A나 투자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현재 바이오와 헬스케어는 각각 지난해 8월 롯데지주가 신설한 ESG경영혁신실 신성장 2팀과 3팀에서 주도하고 있다.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은 롯데지주가 직접 투자하고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롯데지주는 우선 700억원을 투자해 롯데헬스케어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헬스케어 사업은 향후 메디컬 영역까지 확장해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식품 사업군과 협업해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지향식 제품을 개발하고, 실버타운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바이오 사업도 외부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은 롯데렌탈과 롯데정보통신이 주도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모빌리티 분야의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쏘카 지분 13.9%를 1832억원에 취득했다. 지난해 8월에는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포티투닷에 2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1월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 중앙제어를 690억원에 인수했다. 롯데그룹은 전기차 소재 및 충전인프라, 도심형 항공 등을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면 복권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투자나 M&A를 진행할 경우 재계 총수의 거버넌스 리스크에 민감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저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영향력이 큰 기업인들의 운신의 폭을 넓혀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8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임기 내 마지막 특별사면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 등 경제인과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검토 대상이다. 문 대통령은 일정 등을 감안해 조만간 결단을 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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