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북한이 지난 4일 낮 12시 3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군 당국은 탄도미사일 비행거리 470km, 고도 780km, 속도 마하 11로 탐지됐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지난달 16일 함흥 일대에서 '북한판 에이태큼스' 개량형으로 보이는 'KN-24'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신형 전술유도무기체계' 2발을 발사한 지 18일 만이다. 올해들어 14번째 무력시위다.
전문가들은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에 장착할 '다탄두 개별유도 기술' 검증 시험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화성-17형용 '다탄두 개별 목표설정 재진입체'(MIRV) 기술 검증을 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3월 25일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 |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 "북한, MIRV·PBV 기술 반드시 필요"
무기체계 권위자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해사 34기)는 5일 "미국과의 협상력 제고를 위한 화성-17형에 탑재할 초대형 핵탄두와 다탄두(MIRV) 개발은 2021년 1월 노동당 8차대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급한 중핵적인 구상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이 지금 대미 협상력을 높이고 미국에 대한 강한 억제력을 갖기 위한 화성-17형을 완성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초대형 핵탄두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뚫고 들어가야 하는 MIRV 능력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권 전 교수는 "북한이 지난해 1월 노동당 8차대회에서 '다탄두 유도 기술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마감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결국 MIRV 기술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도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전 교수는 "비행거리 470km, 정점고도 780km, 속도 마하 11정도를 시뮬레이션해 보면 노동미사일은 안 되고 사거리 3000km 무수단급 미사일을 갖고 연료를 덜 채워서 다탄두 개별유도 기술 시험을 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이 화성-17형 엔진과 대기권 재진입체(RV) 기술은 거의 완성 단계에 와 있는 것 같다"면서 "다만 PBV로부터 방출된 탄두들이 분리되면서 개별 목표를 향해 정확히 유도되도록 하는 기술 검증이 필요한데, 이번에 그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북한이 탄두 소형화와 유도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다탄두 분리 기술을 획득하고 부스트 단계 이후 재진입체를 운반하고 분리시키는 후추진체(PBV) 기술을 반드시 확보해야 화성-17형 ICBM을 완성할 수 있다.
북한이 지난 4월 25일 밤 개최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17형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북한, 정찰위성 기술력 진전"
다만 북한이 신형 ICBM '화성-17형' 관련 성능시험을 숨기기 위해 지난 두 차례처럼 '정찰위성을 위한 중대시험을 했다'고 발표할지도 주목된다. 아니면 북한이 더 도전적으로 '화성-17형용 다탄두 개별유도 기술 검증 시험을 잘 했다'고 밝힐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번에 북한이 쏜 미사일의 사거리 470km, 정점고도 780km를 보면 지난 2월 27일(300km‧620km), 3월 5일(270km‧560km) 북한의 정찰위성개발을 위한 시험 발사와 유사하면서도 앞의 두 차례에 비해 훨씬 멀리 이동하고 더 높이 상승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 센터장은 "북한이 어떤 발표를 하는지 봐야 더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겠지만 일단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북한의 기술적 능력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잠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제시한 ▲핵무기 소형화와 전술무기화 촉진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 내 타격 명중률 제고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 개발 도입 ▲수중·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켓 개발 ▲핵잠수함·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군사정찰위성 운영 ▲500㎞ 무인정찰기 개발 등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목표들을 주시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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