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북악산 백악정에 있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식수에 얽힌 '존중과 배려' 사연을 소개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 마지막 글을 통해 문 대통령이 지난달 5일 북악산 남쪽 면 개방을 앞두고 북악산에 올랐던 일화를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청와대 관저 뒤 백악정. 우측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느티나무, 좌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어나무다. [사진 =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페이스북 캡쳐] 2022.05.08 oneway@newspim.com |
박 수석은 "인왕산과 북악산을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을 완성하는 날이니 가볍고 기쁜 기분으로 입산하면 될 터인데도, 문 대통령은 언제나 그렇듯 이 날도 역사·불교·문화·숲·꽃 해설가로서의 실력을 남김없이 발휘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관저 뒤 백악정에 도착해 두 그루의 정자목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백악정을 마주보고 우측에 있는 나무가 김대중 대통령께서 심었던 느티나무이고, 좌측에 있는 나무가 노무현 대통령께서 심었던 서어나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이 심은 느티나무는 백악정의 절반 이상을 덮었으나 노 전 대통령의 서어나무는 아직 한참 자라는 중이라 일부만 차지하고 있었다고 박 수석은 회상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원래 노무현 대통령님은 느티나무를 참 좋아하셨다. 래서 저도 당연히 느티나무를 심으실 것으로 생각했는데 전혀 뜻하지 않게 크기나 세력이 작은 서어나무를 선택하여 심으셨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금 돌아보면 정자 좌우에서 느티나무 두 그루가 크게 성장을 하면 서로 뒤얽혀 서로에게 좋지않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록 당신이 좋아하는 나무는 느티나무지만, 이미 김대중 대통령께서 느티나무를 심으셨으니 그것과 잘 어울려 자랄 수 있는 서어나무를 심으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존중과 배려"라고 평가했다.
박 수석은 "두 대통령의 나무 뿐 아니라, 역대 대통령님들은 이 백악정에서 광화문 광장을 바라보셨을 것이다. 광화문의 촛불도, 태극기도, 함성도, 만세도 모두 가슴에 담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임기를 마치는 문 대통령이 두 전임 대통령의 백악정 정자목을 '존중과 배려'로 말씀하는 이유는 아마도 이 두 나무가 바라보는 광화문이 '존중과 배려' '평화와 상생'의 광장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일 것"이라고 전했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