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백기를 드는 국내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전환되면서 사업성이 적어졌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부스터샷으로 개발 완주 의지를 보이는 업체들도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HK inno.N)은 최근 코로나19 예방 백신 'IN-B009'의 국내 임상 1상을 자진 중단하기로 했다. HK이노엔은 "국민 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여러 차례 백신 추가 접종으로 인해 면역력이 확보됐고 대규모 유행 발생 가능성이 낮아지는 등 코로나 상황이 급변했다"며 "개발 전략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해 코로나19 관련 전문가 의견 및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임상을 중단하고자 한다"고 임상 철회 사유를 밝혔다.
제넥신도 코로나19 백신 'GX-19N'의 글로벌 임상 2/3상 신청을 철회했다. 회사 측은 세계 백신시장 수급 상황에 비춰볼 때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제넥신 관계자는 "세계 각국서 긴급사용승인 제도를 활용해 팬데믹 시기에 사용승인을 득한다는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며 "제한적인 시간과 재원을 가지고 최선의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바이오 기업의 특성에 맞게 유연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부스터샷으로 개발을 이어가는 회사들도 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18세 이상 미접종자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노바백스 백신 접종이 시작된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보건소에서 기저질환을 가진 한 시민이 노바백스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2022.02.14 kimkim@newspim.com |
먼저 코로나19 백신 선두 업체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본 접종용과 별개로 'GBP510'에 대한 부스터샷 임상을 진행 중이다. GBP510 임상 1/2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6개월 후 GBP510을 추가 접종하는 자체 임상과 다른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GBP510을 추가 접종하는 질병관리청 주도 연구자 임상 등을 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mRNA 코로나19 백신 'STP2104'를 부스터샷으로 개발 중이다. 회사 측은 3분기 내에 임상 1상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독감 백신처럼 노령층이나 면역력 약한 소아들 쪽에서 매년 맞아야 되는 백신화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초 기본 접종용으로 코로나19 백신 'GLS-5310'을 개발하기로 한 진원생명과학도 부스터샷으로 개발 전략을 변경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데다 대규모 임상 3상 대상자 모집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임상 2a상 데이터 분석 중"이라며 "하반기에는 임상 3상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아이진은 기본 접종용으로 국내 임상 1/2a상을 승인 받았다. 임상 1상은 3월 말 투약 완료했으며 이달 중 외부 기관에 효능에 대해서 확인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호주에서 부스터샷 임상 1/2a상 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아 임상 1상을 개시했다. 임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 호주 외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임상 1/2a상 IND를 신청했다.
아이진 관계자는 "(기본접종용) 국내 후속 임상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호주 등 부스터샷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하게 되면 국내 임상 디자인을 바꿔서 부스터샷이나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끔 임상 수정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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