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추가경정예산(추경)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그간 고공행진하던 국채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여전히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는 남아있어 급격한 시장금리 하락으로까지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12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1.9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928%에 거래를 마쳤다. 4월 29일(연 2.958%) 이후 7거래일 만에 다시 연 3%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5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도 각각 13.7bp, 13.4bp 내려 연 3.160%, 연 3.269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3.268%로 11.5bp 하락했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9.9bp, 10.0bp 내려 연 3.192%, 연 3.182%에 마감했다.
채권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긴축과 정부의 추경 편성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면서 연초부터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특히 정부가 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적자국채를 발행할 경우 시중에 국채 물량이 쏟아지면서 국채 가격이 하락(국채금리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채권시장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추경 재원을 마련한다는 소식에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국채금리도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 첫 추경의 재원은 적자 국채를 발행하지 않은 채 대부분 세입 경정으로 채우고 나머지는 지출구조조정과 기금 여유 재원, 세계잉여금 등을 활용할 방침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든 재량 지출의 집행 실적을 원점에서 재검토했고 본예산 세출 사업의 지출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세계잉여금, 한은잉여금 등 모든 가용 재원을 최대한 발굴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추경안은 이날 국무회의를 거쳐 13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코로나19 손실 보상을 위한 추경 예산안 당정 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05.11 kimkim@newspim.com |
전문가들은 이번 추경 편성으로 국고채 수급 부담이 완화돼 오르던 시장금리가 주춤할 것이란 의견이다. 하지만 치솟는 물가와 통화정책 긴축 등 여전히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잔존해 있어 시장금리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거란 분석이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 경제의 성장, 물가, 수급 우려가 있는데 이번 추경 편성으로 인해 수급 부분 우려는 완화된 것 같다"면서도 "물가나 성장을 감안하면 시장금리의 상방리스크는 여전히 열려있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최근 국채 금리가 크게 올라서 계속해서 오르기는 어렵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이 예상보다 빨라지거나 느려지냐에 따라서 향후 시장금리 방향도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추경으로 인한 수급 부담은 이미 시장에 악재로 선반영 됐지만 이번 추경으로 인해 그간의 불확실성이 줄었다"면서 "이번에 적자국채가 나왔어도 시장금리는 하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연구원은 "이번 추경은 금리하락의 중요한 전기는 될 수 있지만 결국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하게 잡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대규모 추경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번 추경으로 현재 금융시장의 부담을 덜어준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미 지난 정부에서 국채로 재정을 확대해 둔 게 있기 때문에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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