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재판의 증인신문 절차가 재개된 가운데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통해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6호 지분을 받았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로 알려진 조현성 변호사는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씨, 정영학 회계사, 남욱·정민용 변호사의 30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2021.10.14 kimkim@newspim.com |
조 변호사는 2015년 3~4월 경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캠프에서 일하며 알게된 남 변호사로부터 투자자문회사 킨앤파트너스 자금 유치 업무를 부탁받았다고 한다. 검찰은 킨앤파트너스가 화천대유에 총 457억원을 빌려줬고 이 돈이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조 변호사는 남 변호사로부터 킨앤파트너스 투자유치 일을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 승낙한 이유에 대해 "도울 수 있으면 돕겠다고 생각했고 굳이 안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또 킨앤파트너스가 화천대유에 대여가 아닌 투자를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조 변호사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처음에는 서류를 정리하면 된다고 했고 나중에는 킨앤파트너스가 도망가지 않게 설득을 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 변호사는 남 변호사로부터 투자가 성사되면 금전을 받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대가에 대한 약정은 없었으나 '고생 많이 하는데 꼭 보답하겠다'는 말은 들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현재 천화동인 6호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조 변호사는 검찰에서 '고생했으니 지분을 받아야지'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 김씨라고 진술했지만 법정에서는 김씨인지 남 변호사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지분을 주기로 결정한 것은 누구인가"라는 검찰 질문에 "당연히 김만배 기자님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접 김만배 기자님으로부터 (지분을) 받아온 것은 아니지만 당시 저렇게 서류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이후 킨앤파트너스와 화천대유 사이의 투자유치 계약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고 계약서도 못 봤다고 했다. 조 변호사는 "2015년 말 김만배 기자님을 만났는데 '사업은 화천대유가 알아서 잘 할거니까 관심도 갖지 말고 쳐다보지도 말라'고 했다"며 이후 김씨와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했다.
남 변호사 측 변호인이 "증인과 남욱 피고인은 천화동인 지분을 받은 것 외에는 사업에서 배제된 것이 아닌가"라고 묻자 조 변호사는 "저 같은 경우는 같이 하다가 잘려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에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양모 전 화천대유 전무는 2015년 3월 김씨로부터 '대장동 사업이 공모되면 같이 하자'는 영입제안을 받고 화천대유에 입사해 당시 성과급으로 35억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8월 퇴사한 양 전 전무는 "성과급 10억5000만원 정도는 아직 수령하지 못했다"며 화천대유로부터 받을 돈이 남아있다고 했다.
다만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은행 측과의 컨소시엄 구성이나 사업계획서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잘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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