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20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행선지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찾는다. 미국 전략자원으로 손꼽히는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자, 한국 기업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국내 재계는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 총수들과도 만나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이 이들 그룹사의 투자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의 이같은 이례적 움직임에 재계는 중국과의 '공급망 전쟁' 일환으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반도체 등 미국 핵심 전략자원의 강점을 가진 4대 그룹에 바이든 대통령이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서다. 다만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의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만남도 이곳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과 동행해 평택공장을 안내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제공=삼성전자] |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업 사업장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2017년 7월 방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헬기를 타고 평택공장을 지나가긴 했지만,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진 않았다.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 환영만찬에는 4대그룹 총수가 초청받았다. 만찬에는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주)LG 대표가 초대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국이 전략 산업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통신장비 4개 사업군으로 이 산업들을 집중 관리하고 있는 데, 이 사업을 하고 있는 곳들이 바로 한국의 4대 그룹"이라며 "미국이 한국 4대그룹을 전략적으로 챙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자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키는 입장에서, 반도체·배터리 등이 강한 한국 기업들이 협조해야 IPEF의 첫 단추를 잘 꿰는데 도움이 된다. IPEF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를 주도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고안한 경제 협력체로 해석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이란 소용돌이 속에 한국의 4대 그룹은 이미 지난해 미국에 약 4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발표했고, 현대차도 미국 조지아주에 70억 달러를 들여 전기차 공장을 지을 계획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도 현지 자동차 업체들과 손잡고 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을 다 가진 미국은 메모리반도체 쪽에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기업의 큰 고객"이라며 "한국 반도체 기업 공장은 중국에 많이 있는데, 중국을 경계해야 하는 미국 입장에선 공장을 미국에 지어달라는 이야기를 예전부터 많이 해 왔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해 4대 그룹 총수들과의 만남이 진행된 후 개별 기업들이 투자를 발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투자에는 신규 투자가 있고 낡은 기계를 바꾸는 방식 등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경상투자가 있는데, 신규투자는 긴 호흡이 필요한 만큼 경상투자 쪽을 포함해 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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