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21대 국회 후반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이 '1강 2중'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조정식(5선)·우상호(4선)이 선거 막판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긴 했으나 김진표(5선) 의원의 독주 체제를 흔들진 못 하는 분위기다. 조 의원과 우 의원의 막판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1대 후반기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군. 왼쪽부터 김진표·조정식·우상호·이상민 의원. [사진=뉴스핌DB] |
선거 초반 국회의장 경선은 김 의원 추대로 흘러가는 분위기였다. 김 의원은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박병석 현 의장을 추대하기 위해 경선을 포기하고 출마를 접은 바 있다. 국회의장 선거를 오랜 기간 준비했고 명분이 확실한 만큼 김 의원이 무난하게 선출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판이 달라졌다. 이상민 의원(5선)을 비롯해 조 의원과 우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국회의장 경선이 4파전으로 재편됐다.
조 의원은 일명 '개딸'의 지원사격을 받고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개딸은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2030 여성 지지층을 일컫는 말이다. 조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해달라는 개딸들의 '문자폭탄'이 의원들에게 쏟아졌다. 민주당 소속이 아닌 의원들에게도 문자폭탄이 쏟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초선 의원은 23일 기자와 만나 "조 의원을 선출해야 한다는 세뇌 효과가 확실히 있다"고 했다.
우 의원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재선 의원은 "오래 전부터 우 의원에게 국회의장 선거 출마를 권유해왔다"며 우 의원의 출마를 반겼다. 그는 "우 의원의 출마가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과의 관계가 원만해 여야 협치, 중재에 있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또 "선수제라는 기존 정치권 문법을 넘어서는 젊은 의장이 나올 때도 됐다"고 했다.
또 다른 86그룹 중진 의원 역시 "김 의원을 돕기로 이미 약속했는데 우 의원이 갑자기 출마를 선언하니 고민된다"고 했다.
다만 김 의원의 독주전을 뒤집긴 어렵지 않냐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우 의원을 지지한다는 한 서울 재선 의원은 "인기투표로만 뽑자면 우 의원이 우세할 수 있다. 그렇지만 선수와 나이 순으로 뽑는 국회 관례가 있다"며 "이런 질서를 무너뜨리는 데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도권 한 중진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이번 선거를 아주 오랫동안 준비했다. 친분으로 따지면 우 의원과 조 의원을 밀어주고 싶은 이들이 많겠지만, 김 의원이 의장을 맡는 게 순리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무소속 의원은 개딸들의 선거 개입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 소속 의원이 아닌 의원들에게도 문자폭탄이 쏟아진다"며 "입법부 수장을 뽑는 국회의장 선거에 민주당 강성당원들이 관여해 특정 후보를 밀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과하지 않나. 국회 전체를 사당화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김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단일화가 없다면 판을 흔들긴 더욱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현재로선 후보군 전원이 완주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 의원은 "21대 국회 마지막 의장을 선출하는 선거인 만큼 단일화 협상이 더 어렵다. 22대 국회가 어떻게 짜일지 알 수 없는데 어떻게 차기 의장직을 담보하겠냐"며 "특정 후보를 꺾기 위해 단일화해가며 후보직을 양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부의장 선거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변재일 의원(5선)과 김영주 의원(4선) 간 2파전으로 치러진다. 변 의원의 선수가 높지만, 김 의원 기세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김 의원이 선거 운동에 매우 적극적이다.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오전 10시 화상 의원총회를 열고 온라인 투표로 의장단을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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