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오는 7월 법인 합병을 앞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에 대한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올해 1분기 나란히 '반토막'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합병 직후인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경영효율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2019년 계열사 해표를 흡수한 사조대림의 경우 합병 2년차인 지난해 영업이익이 예년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하는 등 합병 효과를 톡톡히 본 바 있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어느 정도의 합병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올 1분기 '이익 반토막' 롯데제과·푸드...7월 통합 이후 달라지나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제과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0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40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롯데푸드의 1분기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134억원으로 11%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34억원으로 52% 줄었다.
롯데제과·롯데푸드 올해 1분기 실적 추이.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2.05.23 romeok@newspim.com |
양사는 국내외 원자재 가격과 에너지 단가 상승을 1분기 수익성 감소의 주 요인으로 꼽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밀가루, 식용유 등 원가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다. 롯데제과의 경우 러시아 분쟁 후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외화환산손익 악화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롯데푸드는 원가 부담과 가정간편식(HMR) 사업 확장에 따른 비용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다만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법인 통합 이후인 올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합병 직후 제과사업부와 푸드사업부로 이원화해 운영하며 빙과, 이커머스, 글로벌(수출) 사업부는 즉시 합쳐질 예정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7월 1일이다.
양사는 합병 효과를 고려한 올해 실적 목표치로 4~5%대 영업이익 신장을 내세운 상태다. 조직 및 구매, IT 인프라 통합을 통해 중복되는 비용은 줄이고 경영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명변경도 고려하고 있다. 우선 '통합롯데제과'로 합쳐지며 합병 이후 사명 변경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원재료 구매파워를 얻게 될 뿐만 아니라 빙과사업의 영업력 확대, 이커머스 부문에서도 제품 다양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등 외부환경 요인을 제외 시 양사 합병만으로 4~5%가량 영업이익 신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조대림도 해표 흡수 효과 톡톡...장기화된 시장 정체에 식품가 숙제로 떠오른 '경영효율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은 사조그룹의 식품사인 사조대림이 계열사 사조해표와 사조에프에스를 잇따라 흡수 합병한 사례와 유사하다.
어묵, 맛살, 육가공 등 냉장.냉동 제품을 주로 제조해온 사조대림은 지난 2019년 6월 사조그룹 계열사 사조해표를 흡수 합병한 바 있다. '해표식용유'로 널리 알려진 사조해표는 유지류, 참치, 김, 장류 등 상온 제품을 주로 생산했다. 중복되는 식품 제조 사업에서 효율성 제고 및 시장지배력 확대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한 것이다.
사조대림과 사조해표의 합병 관련 기업설명회.[사진=사조그룹] |
실제 사조대림은 사조해표 흡수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매출액은 합병 첫해인 2019년 1조3297억원, 2020년 1조7181억원, 2021년 1조8137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영업이익은 2019년 496억원, 2020년 494억원을 기록하다 2021년 1023억원으로 두 배 가량 급증하는 등 합병 3년차부터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됐다. 사조대림은 올 초 식자재 계열사인 사조에프에스까지 흡수하며 경영효율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기화된 원가상승, 경쟁심화 등 식품사업 내 경영환경이 어려워짐에 따라 기업들의 내부 계열사 통합 및 동종업계 인수합병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식품업계 내수 시장 정체가 장기화 된데다 각종 원가상승 부담이 커진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경영효율화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성장기에는 계열사 내 경쟁을 유지하면서도 성장이 가능했다면 최근 식품가는 수익 마진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경우 기존 경쟁관계에 있던 양사 구성원들이 얼마나 원활히 합쳐질지가 향후 합병 시너지 수준을 결정짓는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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