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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서] 이종호 장관 첫 현장 행보는 'AI 반도체'...기초연구 현장은 '씁쓸'

기사등록 : 2022-05-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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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반도체 등 첨단기술 협력 강화 영향
글로벌 기술 패권경쟁 속 반도체 우선순위
기초연구 등 홀대받는 분야 균형 추진 요청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반도체 전문가인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첫 현장 행보는 반도체였다. 윤석열 정부들어 반도체 산업 등 초격차 전략기술의 경쟁력 확보를 강조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초과학 현장에서는 아쉽다는 표정이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분야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균형감 있는 행보를 보여달라는 목소리도 높다.

"한미 첨단기술 협력 강화 속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절실"

이종호 과기부장관은 1순위 현장 행보로 꼽힌 곳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인 퓨리오사AI다. 반도체가 그 자체의 중요성을 넘어 전 산업의 경쟁력과 국가안보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핵심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라는 게 과기부의 설명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반도체 등 첨단기술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만큼 인공지능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 및 산업 확산을 통해 인공지능 반도체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도 분석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5.17 kilroy023@newspim.com

이종호 장관은 24일 오후 2시 퓨리오사AI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최고 수준의 반도체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메모리반도체의 글로벌 리더쉽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우리가 부족했던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며 "메모리반도체 기술력과 노하우를 접목하고 인력양성을 확대하면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AI반도체는 아직은 초기단계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며 우리도 열심히 하면 충분히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분야"라며 "정부는 AI반도체 기술혁신과 산업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며 산업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다음달 중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대학, AI반도체 스타트업의 칩 제작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며 "AI반도체를 포함한 AI 생태계 전반의 발전을 위해 정부 차원의 AI반도체 테스트베드 및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국산 인공지능 반도체 도입 촉진방안에 대한 정책 제언과 함께 기업·연구계의 애로사항 및 정부지원 요청사항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과기부는 이번 현장방문을 계기로 AI반도체 분야 산·학·연 협력을 강화해 기술개발·고급인력양성·산업성장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또 AI반도체 뿐만 아니라 AI·5G·우주·양자·바이오 등 전략기술 분야별로 다양한 산업·연구 현장방문을 통해 민간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나갈 예정이다.

"글로벌 기술 패권경쟁 속 반도체 으뜸" vs "기초과학 관심 아쉬워"

이종호 장관의 첫 행보의 메시지는 한미 정상간의 반도체 협력 강화에 따른 경쟁력 확보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 현장에서도 상당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과학기술 연구기관 관계자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찾아와 상징적으로 삼성전자를 둘러보고 반도체 기술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만큼 이종호 장관의 첫 현장행보는 예상됐던 것"이라며 "어쩔 수 없이 반도체가 우리 산업의 선두주자이고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이 크기 때문에 우선순위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시찰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2.5.20 photo@newspim.com

바이든 대통령 역시 앞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시찰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의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과학기술계도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이와 달리 연구현장에서는 '반도체 전문가가 잘 아는 것부터 시작했다'는 지적도 들렸다. 한 출연연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서 반도체 전문가로 장관에 발탁된 만큼 반도체를 강조한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첫 행보는 어찌보면 향후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 관심을 받지 못한 분야를 택하는 게 더 좋지 않았겠냐는 점에서 아쉽다"고 전했다. 

실제 과기부 내부에서도 첫 행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고민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과기부 한 고위 관계자는 "이미 첫 현장행보 계획이 AI 반도체로 선정이 됐다가 이후 배터리, 바이오 산업 등 여러 분야를 놓고 다시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 한 관계자는 "당초 얘기됐던 과학기술부총리제는 실현 가능성이 없고 여전히 기초연구 등 과학기술 연구분야는 관심 밖으로 내몰리는 분위기"라며 "첫 행보가 정책 전반에 끼치는 영향이 아주 크지는 않겠느나 이 장관이 향후 균형잡힌 정책 추진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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