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1300여회에 걸쳐 법정기한 내 하도급 계약서를 발급하지 않거나 기재사항을 누락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DL주식회사(구 대림산업)가 첫 재판에서 중대한 법 위반행위가 아니라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원중 부장판사는 26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DL 법인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DL 사옥 'D타워 돈의문' [자료=DL이앤씨] |
DL 측 변호인은 "전반적으로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취지"라며 "기소된 범행 건수가 굉장히 많은 것처럼 보이나 3년간 직권 전수조사로 인해 그렇게 보일 뿐 실제로 중대한 법 위반 사항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건설사로 공소사실의 각 항목을 뜯어보면 매우 경미한 법 위반이고 위반금액은 몇십 원, 몇백 원도 상당히 많다"며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하도급 거래 질서가 해쳐졌는지 살펴봐달라"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하도급법을 위반한다는 고의를 가지고 행한 것이 아니라 내부 착오 등으로 발생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조사가 이뤄지고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개선해 현재는 이런 일들이 전혀 발생할 수 없는 사정이며 공정위도 피고인의 개선노력에 대해 표창을 수여한 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소시효가 완성되는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전체 공소사실의 약 57%에 해당한다"며 무죄 또는 공소기각 판단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7월 14일에 열린다.
검찰에 따르면 DL은 지난 2015~2018년 1300회에 걸쳐 법정기한 내 하도급 계약서를 발급하지 않거나 대금 지급기일 등 법에 정해진 사항을 하도급 계약서에 누락한 혐의를 받는다.
또 원도급계약 대금 증액 시 비율 등에 따라 하도급 대금을 높여야 함에도 55차례 8900만원 상당의 추가 대금을 증액하지 않거나 법정 기한이 지나 증액 대금을 지급하면서 지연이자 8900만원을 미지급한 혐의도 있다.
이밖에도 640회에 걸쳐 법정기한이 지나 선급금을 지급하면서 지연이자 1억2000만원을 지급하지 않거나 어음대체수단(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제하면서 법정 수수료 79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는 2019년 8월 DL의 이같은 행위를 적발해 과징금 7억3500만원을 부과했다. 이후 중소벤처기업부 요청에 따라 이듬해 6월 DL을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관계자 조사 등 수사를 거쳐 지난 2월 DL을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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