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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중국] 자유를 위한 갈망 천안문을 막은 코로나

기사등록 : 2022-06-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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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봉쇄 격리 차단 중지 폐쇄 휴관 금지 중단'

훗날 2022년 베이징의 봄을 회상할 일이 있다면 가장 먼저 떠오를 말들이다. 초강력 코로나 방역 통제  '베이징 모델'을 규정하는 키워드라고 해도 틀림이 없다.

코로나 방역 한달여간 사람들의 활동을 옥죄 온 베이징의 이런 물리적인 통제는 가슴속 아주 깊은 곳에 쉽게 거둬지지 않을 답답하고 무거운 '바리게이트'로 남았다.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문화 전통 대도시 베이징. 베이징 중심부를 동서로 관통하는 창안가는 왕복 10차선의 넓은 차도와 자전거 길, 보행 도로로 이뤄져 있다. 동서로 뻗은 창안가의 중간에 자금성을 뒤로하고 넓은 광장을 향해 우뚝 서 있는 성곽이 텐안먼(天安門, 천안문)이다.

 

창안가 인도를 따라 천안문 동쪽의 왕푸징과 서쪽의 시단 방향으로 오가는 보행자들이나 마오쩌둥 초상화가 걸려있는 천안문 성곽을 가까이서 구경하려는 사람들은 이곳 천안문 앞을 통과해야 한다. 헌데 베이징시는 천안문을 중심으로 창안가 인도 양쪽의 길목을 철통같이 막고 1년 365일 삼엄한 보행자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

창안가의 인도에 접한 텐안먼 앞의 공간은 규모나 모양은 다르지만 굳이 비유하자면 우리의 광화문 앞 인도와 비슷한 곳인데 멀쩡한 도로 양쪽을 가로 막고 통행을 제한 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의 가장 중심부 대로를 따라 나 있는 보행자 도로를 이런식으로 통제하는 나라가 지구상에 또 어디에 있을까 싶다.

천안문은 자금성 남쪽의 웅장한 외곽 성문이다. 어떤 이들은 자금성과 천안문 일대를 중국 혼이 담긴 심장부라고 말한다. 봉건 구체제의 심벌이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마오쩌둥의 초상화가 걸린 그곳을 신중국의 성지처럼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중국은 오래전 그곳애서 신중국 건국을 선포했다.

흥미로운 것은 외국 매체(기자 여권)에 대해서는 사전 참관 신청 등의 까다로운 요구를 앞세워 천안문 앞 진입을 한층 철저히 봉쇄한다는 점이다. 2021년 여름 천안문 앞 거리에 진입하려다 사전 신청 누락 등의 이유로 제지당한 적이 있다. 곁에 있던 서방 국가 기자는 "6.4 천안문 사태의 트라우마 때문일지 모른다"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5월 중순 베이징 시 당국은 코로나 방역의 일환이라며 천안문 앞 거리에 진입하거나 양방향으로 통과하려면 하루전 앱으로 예약을 할 것을 통보했다. 2020년 봄 우한사태 때나, 6월 신바디 때도 방역 통제가 엄격했지만 천안문 앞 보행 도로를 지나는데 하루전 예약까지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2022년 5월 말 베이징 시 당국의 아파트 봉쇄 관리 지침이 내려진 후 베이징의 한 아파트 단지 문이 2중 3중의 철창 난간으로 폐쇄된 채 마치 비상시 군부대와 처럼 엄중한 모습을 하고 있다.   2022.06.02 chk@newspim.com

 

이번에 베이징 시는 우한 코로나 확산때도 개방했던 동네의 크고 작은 공원 까지 펜스와 바리게이트를 동원해 틀어막았다. 공원을 막자 사람들은 하천 부지로 몰려나왔다. "오히려 코로나 감염을 유발시키는 거 아냐? 이게 통제를 위한 통제지 뭐야." 삼삼오오 비좁게 모여 앉은 주민들은 텅 빈채 굳게 잠긴 공원을 건너다보면서 불멘소리를 터뜨렸다.

유심히 보면 베이징 아파트 단지와 기차 역, 공원, 공공시설 등엔 굳이 필요없겠다 싶은 곳에 까지 무수히 많은 펜스와 바리게이트가 설치돼 있다. 베이징 시가 펼쳐놓은 바리게이트는 사람들의 행위를 통제할 뿐만 아니라 부지불식간에 의식과 관념을 규율하며 자유를 억압할 수 있는 장치물이다.

방역 정책이야 나라마다 여건에 따라 각기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것이고 보면 '동태청령', 남의 나라 코로나 방역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좋든 싫든 외국인으로서 중국서 생활하려면 현지 방역 정책에 순응하는 것 밖에는 달리 도리가 없다. 백신 접종과 핵산검사, 재택근무와 집회 제한,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 수칙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서방 세계가 중국을 향해 지적하는 것은 실상 초강력 제로코로나 통태청령 방역 정책에 국한된게 아닐지 모른다. 과거 사회주의의 산물일까, 중국은 유난히 주민 사회에 대한 통제가 심한 편이다. 코로나 방역 전선과 거리 곳곳을 뒤덮고 있는 철창 난간들은 통제의 남용이고 곧 자유의 억압이다.

중국은 틈만나면 국제화와 개방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중국식'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모를까, 속성상 이들은 통제의 바리게이트와 병행이 불가능하다. 사람들의 가슴을 억누르는 통제 목적의 펜스와 바리게이트는 인류 보편적 가치가 아니다.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는 한 주변국의 신뢰를 얻기 힘들고 진정한 대국이 되기도 쉽지않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베이징 차오양구 농촌 마을 순허 향의 들판에 높은 장벽이 설치돼 있고 담벼락에 '국제화'라는 구호가 적혀 있다. 뉴스핌 2022년 5월 촬영.  2022.06.02 chk@newspim.com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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