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선심성 공약에 치중하면서 정책이 실종됐고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6.1 지방선거 평가와 향후과제 토론회'를 열었다.
경실련은 이번 선거가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으로 지방정부의 권한과 역할이 커지면서 중요성은 커졌지만 대선 직후에 열리면서 시민들의 관심도가 분산됐다고 봤다. 또한 후보들은 선심성 공약들을 남발해 정책이 실종된 선거가 됐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6.1 지방선거 평가와 향후과제 정책토론회에서 김호 경실련 유권자운동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2.06.02 pangbin@newspim.com |
김호 경실련 유권자운동본부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정치의식 수준은 높았지만 정치권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면서 "정책 선거보다 선심성 자극적인 공약이 난무했고 풀뿌리 민주주의보다 중앙정치가 주도하는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이번 선거에서 주요 정당 후보들의 돌봄정책은 구체성이 떨어졌고 부동산 분야 공약들은 후보 간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허수연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후보자들의 돌봄정책에 대한 구체적 비전이나 궁극적으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성이 없었다"면서 "사회복지 서비스 분야는 대부분 선진국에서 지방정부에 권한과 책임을 넘겨줬는데 우리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후보들의 이름과 정당을 가리고 보면 어느 당, 후보의 공약인지 알 수 없을만큼 후보간 공약의 차이가 없었다"면서 "야당에서는 정부의 세제,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견제 목소리가 나타나지 않았고 유권자들이 보기에도 정부와 합이 맞는 지방정부가 지역에 예산도 많이 받을 수 있고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대해 독립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족해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에 영향을 크게 받고 획일적인 모습을 보이고 유권자들의 관심도를 떨어뜨린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의 지방정부는 연방정부나 주정부와 상관없이 재산세나 보유세를 책정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 "이에 반해 우리 지방정부는 이 정도로 독립성을 갖는 게 아니고 갖고 있는 권한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방선거가 중앙 정부와 중앙정치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지방 여건에 맞는 공약이나 정책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지역정당 창당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지방공약이 없는 선거로 지방이슈가 부각된 경우가 거의 없다"면서 "지역정당 창당을 위해 정당법에 명시된 정당창당 요건을 완화해 지역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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